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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화님과 함께한 관악산 산책 10
 칼데라 산행후기 | 2020-11-15 17:27 | 조회 : 5526 / 추천 : 14
002.jpg (199.4 KB)003.jpg (249.2 KB) More files(4)...

안녕하세요. 눈팅만 오래하며 등포의 여러 도움 글에 체리피킹만 해 온 부채감과 함산한 나영화님과 가누기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산행 후기 올려봅니다.
일기장 같은 글이니 정보를 구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하시면 시간을 절약하실 수 있습니다.




(11월 14일 관악산 날씨. 9시경 7도 12시경 13도, 바람 2m/s 미세먼지 나쁨. 소지한 가장 얇은 긴팔에 적당한 두께의 긴바지 힙색에 물통 및 행동식, 하계바람막이로 부족함 못느꼈는데 개인차가 크니 참고만 하세요)

이따금 관악산 리딩해 주시는 영화님 시간에 참석이 가능하여 공지하신 약속 장소에 모인 인원들과 시간되면 출발~하실 거라 경솔하게 생각하고 아무 사전연락 없이  도착해 연락드렸더니 단둘 함산이라 시간보다 일찍 출발해 이미 1봉 쯤 계시더라고요.
바로 답장이 안와서 조급해하다가 11번 출구(가 약속 장소인 건 동행 분들 간식 챙기기 좋은 지점인 배려이시니 차후 동행하실 분 참고하세요)에서 사람들이 몰려가는 대로 과천향교에 도달하니 7번 출구쪽을 들머리로 잡으란 답변을 듣고 서둘러 역으로 선회합니다.


시청 부근에서 육봉 들머리 안내해주는 블로그 사진보다가 저랑 비슷하게 방황하시는 아주머니와 잠깐 동행하였습니다. 다른 길 다 가보고 바위 타는 게 재밌어 육봉 한번 가보고 싶으신데 저한테 길을 물으셔서 같이 웃었네요^^; 바로 뒤에 큰 가방메신 아저씨가 오시길래 길을 여쭈니 다행히 산행 경험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얘기 좀 나누며 들머리까지 동행하다가(안내블로그에서 철망 사이 좁은 길 사진까지 봤었지만 못알아보고 지나칠 뻔 했네요) 선약 동행이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앞서갔습니다.
  제가 길치라고 말씀드렸더니 잘못 들기 쉬운 분기점이 있긴 한데 이제는 한번 올라가 보라고 말씀해 주셔서 걸음을 재촉합니다. 헤어진 지 몇 분 안돼 웬 널찍한 바위가 나오며 갈림길이 나오길래 아무데나 가도 이쪽 들머리면 어차피 등로는 이어져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우측 길로 오릅니다(제겐 2지선다 하면 상당히 정확한 확률로 오답을 고르는 놀라운 재주가 있습니다).

  잠시 후 네발을 쓸 수 밖에 없는 등로 상태를 보며 아까의 선택이 잘못됐단 걸 깨달았지만 이미 많이 뒤쳐진 상황에 함산하고 싶은 마음이 커 되돌아갈 생각은 못하고 전진합니다. 길은 점점 사람 발길이 닿지 않아 보이는 낙엽과 얇은 나뭇가지들로 채워지며 상의를 긁어댑니다.

페이스 조절하라는 아저씨의 조언은 잊혀지고 길까지 잃으면 함산 가능성이 점점 떨어질까 가파른 길이 다른 말로 지름길 아니겠냐며 떨어지려는 페이스를 붙잡습니다. 점점 전진하기 위해서는 처음 신고온 트레일러닝화의 접지력을 시험해 보든가, 애꿎은  나뭇가지를 상하게 하며 등산의류의 내구성을 시험해봐야 하는 수고가 발생합니다.
등로가 제 바람과 달리 더 인적 없는 곳으로 바뀌며 뒤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선 더 이상 앞에 있는 바위를 넘기 어려운 곳에서 잠시 멈춰, 알바할 때마다 느끼는 자신에 대한 울화와 함께 호흡을 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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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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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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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누구. 여긴 어디.





열번도 되지 않는 제 관악산 산행에 있어 알바는 필요조건이었습니다. 심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가는 산행 준비에 미약한 기억력과 공간지각능력을 풀가동하기 귀찮아한 댓가를 치르며 믿을만한 길잡이의 선의에만 의지했던 자신을 반성합니다.
함산에서 조난방지로 산행목적이 변경됩니다.
 들머리에서 헤어졌던 선배님의 조언 중 '잘 모르면 좌측으로'라는 언질이 생각나 전진이 아닌 조금 내려가더라도 좌측으로 이동합니다.
다행히 좌측으로 이동한지 오래지 않아 사람 다니는 길로 진입하며 안도감도 잠시, 아직 2봉이라는 영화님 답장을 확인하며 가출했던 정신을 불러들입니다.




 영화님께 생존신고 하니 육봉 끝에서 연주암으로 향하신단 답을 받고 연주암으로 향합니다.

연주암 이정표 지나치며 잘 가고 있다고 안심하며 가다보니 모노레일 따라 위가 아니라 밑에 있더라고요?
 2지선다 중 선택하면 높은 확률로 틀린 걸 고르는 재주를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전문알바로 닉 바꿀까요?).


 
 

007.jpg

 

내려왔던 길.


 

006.jpg

 

다른 산객 분들이 다니시던 길.


저 같은 길치를 위해 안내판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영화님과 가누기님을 뵙습니다.
영화님은 스틱을 가방도 없이 들고 오셨는데 육봉을 어찌 통과하시는지 궁금했습니다.

 
  처음 뵌 가누기님과 하산 간 담소 나눴는데 저는 산행간 헉헉대는 느낌이 좋다고 했더니 변태아니냐고... 음..
번잡한 도시인들에게 이따금 권유되는 명상에서 처음 하는 말이 자신의 호흡을 느껴보라는 건데요. 제대로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명상은 시도하다 되려 생각의 꼬리를 끊기가 어려울 것 같고 등산은 바로 숨차면서 생각이 간명해지는 게 좋더라고요. 효과 빠른 진통제처럼요. 저는 성향이 좀 사변적인데가 있어서 스스로가 육체적 한계에 속박된 생명체라는 자각을 하면 묘한 평정심 같은 게 오더라고요(살짝 변태끼가 있긴 한가봐요).




사진들 많이 찍으시던데 딱히 좋아하지 않아 눈길을 끄는 게 없으면 이정표 따라 걸음 재촉하는 편입니다.
동행하신 분들도 이따금 사진 찍으시던데 저는  메말랐는지 발걸음 멈추게 하는 피사체가 이런 거네요.
 

008.jpg

 

덕분에 모노레일이 왜 그리 불안하게 생겼는지 이해했습니다. 화물용이라곤 미처 생각을 못했어요.





하산 길에 새 한마리도 못 보다가 운 좋은날 한번씩 조우하는 아무르장지뱀 친구를 만난 것이 산행 끝나갈 무렵에 기분 좋았습니다(일기당만님 감사합니다. 정보 항상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그 외엔 뒷산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청설모도 못봤네요.
  • 운문산 아무르 장지뱀
http://m.ppomppu.co.kr/new/bbs_view...

 

http://m.ppomppu.co.kr/new/bbs_view...

 

 

 

 






식생에 관하여 견문을 넓히고는 싶은데 영화님이 알려주신 산초나무도 다음에 보면 알아 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다큐 좋아해서 그나마 동물은 구분이 쉬운데 눈썰미가 없어 식물은 서로 구분하는 게 어렵습니다.




영화님을 산행후기로만 접하다가 실제로 뵈니 어느 분 후기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목소리가 너무 좋으셔서 놀란 것과 예상보다 더 겸손하신 점만 빼면 예상한 모습이시더라고요.
저도 저 나이에 저런 모습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하시는 성품이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짧은 시간이었지만 친절 경청 배려 선의 유쾌함 등 본받을 만한 점을 두루 느낄 수 있었기에 다음 함산이 기다려 집니다.



이번에도 혼산과 함산은 같은 활동이지만 다른 경험을 하게 됨을 배웠습니다.
영양가 없이 길기만 한 산행기 마칩니다. 저도 이번에 또 알바하며 경각심 느꼈지만 산행하시는 분들 정보나 준비물 잘 챙겨 안전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11-15 17:32:24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1회)

dreamsong 다른의견 0 추천 0
잘봤습니다~!
2020-11-15 18:14 | 덧글
유수2 다른의견 0 추천 0
나영화님이 암릉을 스틱으로 넘어가시는 모습을 저도 처음에 보고 감탄했었습니다 ㅎ 알바글이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2020-11-15 18:46 | 덧글
posssss 다른의견 0 추천 0
육봉 공지글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 급한일이 있어 패스했습니다. 다음기회가 되면 한번 따라가는걸로.

 

첫번째 사진에 올라온 길도 올라갈 길도 모두 길이 아닌데요 ㅎㅎ 어째 올라가셨는지. 

잘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2020-11-15 23:01 | 덧글
일산독수리 다른의견 0 추천 0
전문 작가이신듯 합니다. 고생하신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2020-11-16 01:01 | 덧글
키드엠 다른의견 0 추천 0
수고많으셨습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
2020-11-16 03:09 | 덧글
합리적인충동구ㅁH 다른의견 0 추천 0

글솜씨가 좋으신듯요..잘보고 갑니다.

2020-11-16 15:31 | 덧글
cafe1930 다른의견 0 추천 0

3년전 육봉 타다가 무릎 나간 기억이 ㅠ

 

2020-11-16 16:23 | 덧글
나영화 다른의견 0 추천 0
널직한 마당바위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흔적을 잘 찾아 따라가시면 케이블카 능선(자하능선)으로 합류할 수 있는데,

요즘 낙엽이 많아 길 찾기가 애매하셨을거에요. 나즈막한 바위를 돌아가는 구간이 있는데 그냥 직진하시면 그냥 나무사이를 헤집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음에는 찾기 쉬운, 어느 누구도 알바를 하지 않는 사당능선 가볍게 걸어보실까요? ^^

2020-11-16 16:37 | 덧글
칼데라 다른의견 0 추천 0

훌륭한 길잡이가 인도하는 길은 어디라도 좋습니다.  : )

2020-11-17 22:56 * | 덧글
칼데라 다른의견 0 추천 0

답글이 늦었습니다. 길눈도 어두우면서 노정 숙지도 않은 채 조바심까지 냈기에 알바한 제 경험담이 누군가에게 참고가 됐으면 했는데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도 계시네요^^;(솔직히 알바할 일 없다고 방심했던 반성문 이기도 합니다)

2020-11-17 22:54 * |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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