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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큰누나가 제게 해주었던 이야기. 50
뽀로리밴드 2020-07-28 23:14 | 조회 : 32457 / 추천 : 103

제게는 큰누나가 있습니다.

누나랑 저와 나이차이가 많이나서 마치 엄마 같았습니다.

엄마는 맞벌이로 바빠서 주로 누나가 저를 돌봐주었죠.

 

제가 세상으로 나와 그 많은 시련의 바람을 온몸으로 맞을때쯤

누나는 몸이 아팠습니다. 몇년간의 투병 생활을 이어갔었고...

이젠 그 끝이 보이던 시절이었죠...

 

누워서 창백한 얼굴의 누나만을 보던 기억뿐이었는데....

누나가 하늘나라로 가기 일주일전인가...

전 아주 오랫만에 활기찬 누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도 저는 철이 없을때라...

그냥 누나의 병이 다 나은거라 생각해서 누나를 귀찮게만 했습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좋다고 헤헤거리면서...

 

그리고 새벽쯤 누나와 저는 마당에 있는 작은 평상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가는 것 같아서....

 

"누나 시간이 엄청 빨리간다 그치?" 라고 하니....

누나는 "그래...." 라고 한마디 던지며 웃고는 캄캄한 하늘만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그래...시간이 너무 빠르지? 내 삶의 시간이 너에게 가듯이...

언젠가 너도 아이를 가지고 그 아이가 자라면 너의 시간도 그 아이에게 가겠지...?

나는 아깝지 않아. 내 시간이 너에게 가는것이 나는 아깝지 않아...

그냥 엄마 아빠...그리고 너를 더 못보는게 아쉬울뿐이야...^^;"

 

정확히 단어단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렇게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후 몇 일 뒤에 누나는 내가 알던 누나의 성격처럼....

 

그렇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숨을 거뒀습니다...

오열하는 엄마와 뒤돌아서 흐느끼는 아빠를 보면서...

그냥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리곤 누나의 시간이 끝났다는 그 말이....

갑자기 생각이 나....눈물이 멈추지 않고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누나는 조용히 떠나갔습니다...

 

 

그 뒤로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꼭 이맘때쯤이면 누나의 기억에 젖어듭니다...

술 마시고 슬퍼하는것을 누나가 원하지 않을것 같아서...

이때쯤엔 술마시는걸 자제하지만....

 

그렇다고 누나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지는것은 아닙니다...

 

그냥 헛소리 길게 써놨네요....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게 글이라고 누가 그러더군요...

그게 맞는 이야기 같네요...

주저리 주저리 쓸데 없는 말 써내려가는 걸 보면 말이죠....

[* 비회원 *] 다른의견 0 추천 1
영화의 한장면 같네요 ㅠ.ㅠ
2020-07-28 23:16 | 덧글
고윤하 다른의견 0 추천 6

지금 잘지내고 계시죠 

하늘에서 누님이 흐뭇하게 보고계실겁니다

2020-07-28 23:27 | 덧글
데이트레이더 다른의견 0 추천 0
누나가 속이 깊었던 사람이었을듯... 
2020-07-28 23:31 | 덧글
좋은회원 다른의견 0 추천 0
가슴 아픈 이야기네요.. 눈물날것같아요.. ㅜ


2020-07-28 23:31 | 덧글
햇살같은 다른의견 0 추천 1
90년대 영화를 한편 본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의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많았죠

누나분은 참 성숙했던 것 같습니다 

사랑이 뭔지 제대로 알고 죽음을 맞이하신 것 같네요 

2020-07-28 23:32 | 덧글
맴돌이전류 다른의견 0 추천 1
아련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2020-07-29 00:18 | 덧글
이치로51 다른의견 0 추천 0

누님 언제 하늘나라 가셨는지 모르겠지만 

좋은 말 남기셨네요~

님께서 기억하고 계신 지금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실듯 합니다.

2020-07-29 00:21 | 덧글
kami 다른의견 0 추천 3

내 시간이 너에게 간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네요. 

2020-07-29 00:22 | 덧글
아오이오이아도야 다른의견 0 추천 0

와..  시간이 너에게간다는 말,

2020-07-29 00:23 | 덧글
AGCT 다른의견 0 추천 0

따뜻합니다 ㅠㅠ 먹먹해지는 글이네요

2020-07-29 00:23 |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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