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홍준표인가(2017)는 정치인 홍준표의 정치 철학, 리더십, 그리고 그가 걸어온 인생 경로를 일종의 정치적 홍보물 형식으로 정리한 책이다. 책은 ‘우파 결집을 이룰 반전의 승부사’라는 표어로 시작해,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검사·정치인을 거치며 자신만의 소신을 지켜왔다는 점, 그리고 경남도지사 재임 시 ‘빚 제로’ 행정 등 “위대한 성과”를 이루어낸 추진력을 크게 부각한다. 특히 저자는 ‘결단의 리더십’, ‘강단’, ‘용감한 리더십’을 그 핵심 가치로 내세워, 홍준표라는 정치인이야말로 ‘서민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다고 역설한다.
그럼에도 최근 홍준표가 보여주는 행보는 이 책이 표방하는 ‘강단 있는 리더십’이나 ‘서민을 위하는 보수 정신과 부합하지 않아 보인다. 현재 홍준표는 비상계엄에 대한 논란을 사실상 묵인하는 태도를 취하는 한편, SNS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야당을 무리하게 공격하고 있다. 비상계엄은 국가 질서와 헌정 체제의 근본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하지만 홍준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민주주의적 절차와 견제 장치를 강화하기보다, 오히려 여당의 당리당략적 기조에 편승해 야당을 공격하는 데 집중함으로써, 책에서 강조한 ‘국가 정체성에 대한 명확한 신념’이나 ‘공적인 일에 빈틈이 없다’는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
또한 책 속에서 “대한민국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보수의 아이콘”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홍준표의 모습은,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그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책에서는 “무상급식 반대”나 “강성노조 문제” 같은 사안에서 홍준표가 보여준 추진력을 근거로 그를 ‘우파의 노무현’이라 부르며 예찬한다. 그러나 정치인이 어떤 비판적 상황이나 위협적 조치(예: 비상계엄) 앞에서 진정한 강단을 보이려면,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야당의 활동 또한 민주주의 기능의 일환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홍준표는 최근 야당에 대한 공격에만 열을 올려, ‘배짱 있고 용감하다’고 알려진 그의 리더십이 현실에선 편의적이고 타협적인 모습으로 비칠 우려를 낳는다.
특히 책에서 “홍준표는 조국애가 넘친다”거나 “서민을 위해 일할 진짜 서민”이라는 주장에 비추어 보았을 때, 지금의 행보가 과연 ‘서민의 입장’에서 국가 위기와 갈등을 해결하려는 모습인지 의구심이 든다. ‘비상계엄’은 서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폭력적인 형태의 국가적 억압 장치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가난을 이겨낸 서민의 대변자’를 표방한다면, 결코 가볍게 넘어가거나 일방적인 정치 공세 도구로 삼아선 안 될 문제다. 그것이야말로 책에서 홍준표가 스스로 말한 ‘공적 책임’을 제대로 실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결국 "왜 홍준표인가"에서 내세우는 “검증된 리더십”, “강력한 추진력”, “서민 대통령” 등의 키워드는, 실제 정치적 위기와 대치 국면에서 발휘되는 태도를 통해 진정성이 판가름 난다. 비판적으로 보자면, 이 책은 홍준표라는 인물을 기존 보수 진영의 열렬한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일종의 홍보·서사 작업물에 가깝다. 책에서 열거된 20가지 ‘매력적인 이유’ 또한 현실적 정치 과정에서 치열한 검증을 거쳐야 할 부분이다. 현재 홍준표의 행보—비상계엄 묵인, 야당 무리한 공격—는 오히려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다”, “공사(公私)가 분명하다”는 책 속 찬사와 모순을 일으키며, 그가 정말 ‘우파 결집’을 넘어 폭넓은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지도자인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요컨대, 책 "왜 홍준표인가"는 자전적·홍보적 성격이 짙은 정치서로서, 홍준표 본인이 지향한다고 주장하는 가치와 그가 이루었다고 내세우는 성취를 인상적으로 정리해놓았다. 그러나 그 서사가 외부 비판에 이중적이고 권위주의적 태도로 대응하는 현재의 모습과 충돌을 일으키는 한, 책의 주장이 담고 있는 ‘용감한 리더십’, ‘결단과 추진력’이라는 미덕이 공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 민주주의 핵심 기제를 존중하고, ‘서민을 위한 길’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을 홍준표 스스로 되짚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저는 적절한 비판이라 추천이요.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 민주주의 핵심 기제를 존중하고, ‘서민을 위한 길’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할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을 홍준표 스스로 되짚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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