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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이 먼저입니다에 대한 분석 46
functor
2025-02-24 09:35   조회 : 12283

서론


한동훈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뒤, 2023년 말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며 정계에 발을 디딘 인물이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정치인이나 진영의 이익보다 국민이 먼저”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보다도 국민이 우선”임을 선언했다 . 이러한 슬로건은 그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2025)에도 반영되어, 정치 권력보다 국민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본 논문은 한동훈의 정치적 행보와 이 저서의 내용을 정치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신보수주의 이념, 엘리트 이론, 공공선택 이론 등의 이론적 틀을 적용하고, 포퓰리즘적 요소, 정치적 레토릭 활용, 정당 내 권력투쟁 등의 정치적 논점을 검토하며, 대한민국 정치 구조 속에서 한동훈의 전략과 맥락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동훈의 등장이 가지는 정치적 의미와 한계, 그리고 그의 대권 행보에 내포된 전략적 함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본론


1. 이론적 틀을 통한 한동훈 현상 분석


1.1 신보수주의 관점에서 본 정치 철학


신보수주의(Neoconservatism)는 원래 20세기 미국에서 등장한 보수 이념으로, 대외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확산을 옹호하고 공산주의 등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한 전투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 또한 “힘을 통한 평화”를 신봉하여 강한 국방과 법질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신보수주의 관점에서 볼 때, 한동훈의 정책 기조와 철학은 법치와 안보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불법 파업과 마약 범죄 등에 강경 대응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고, *“국민이 선택해준 정부”*에 도전하는 반법치 행위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이는 사회 질서와 안전 보장을 최우선시하는 신보수주의적 리더십의 국내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신보수주의는 대중의 정서에 영합하기보다는 엘리트 주도의 원칙적 정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예컨대 “신보수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포퓰리즘보다는 엘리트주의에 가까운 성향을 띤다”는 분석이 있다 . 이런 맥락에서 한동훈의 ‘국민 우선’ 메시지는 전통적 신보수주의와는 다소 결이 다른, 대중 친화적 어젠다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신보수주의의 이념적 유연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한동훈은 기본적 이념은 보수 엘리트의 통치철학을 따르면서도, 그 실천에 있어서는 국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대중 담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보수주의가 한국적 현실에 적응한 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그는 저서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조차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고 국민 편에 섰다고 서술하는데 , 이러한 자기 서사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보수주의자의 면모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요컨대, 한동훈의 정치 철학은 신보수주의의 법칟반공 이념을 현대 한국 정치 맥락에서 구현하되,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율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보수 진영의 이념을 계승하면서도 국민 정서에 민감한 전략적 보수주의로 정의될 수 있다.


1.2 엘리트 이론과 한동훈의 권력 상승


엘리트 이론(Elite Theory)은 사회 소수 엘리트가 정치 권력을 장악하고 의사를 결정한다는 이론적 시각으로, 근본적으로 현대 사회에서 엘리트 지배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 한동훈의 정치적 부상은 이러한 엘리트 이론의 관점에서 흥미로운 사례가 된다. 우선 그는 서울대 법대 출신의 검사로서 전문 관료 엘리트의 경력을 쌓았고, 검찰 조직에서 요직을 지내며 법조 엘리트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검사 출신 엘리트였으며, 한동훈은 그 측근으로 분류되어 법무부 장관에 발탁되었다. 이후 2023년 말 전격적으로 집권당 비대위원장에 임명되고 이듬해 당 대표까지 오른 과정은, 그가 선출직 경험 없이도 당내 최고위직을 거머쥘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 이는 정당 내부의 핵심 결정이 당원이나 대중의 풀뿌리 참여보다는 소수 지도층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한동훈의 비대위원장 임명과 당대표 선출은, 집권 엘리트층(일명 ‘윤핵관’)의 지원과 전략적 계산 속에서 추진된 것으로 해석된다. 엘리트 이론에 따르면 이는 소수 엘리트들이 당의 향방을 좌우한典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한동훈 스스로도 엘리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정치적 잠행기에도 정치 원로 등 엘리트 인사들과 접촉하며 조언을 구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 이는 엘리트 간 합의와 조율을 통해 향후 권력 복귀를 모색한 행보라 볼 수 있다. 엘리트 이론의 관점에서 그는 선택된 소수의 일원으로서 정치에 투입되어, 다시 그들로부터 지속적인 지지와 승인을 얻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그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강조된 ‘국민’이라는 담론은, 이러한 엘리트 주도 정치에 대한 반감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즉, 엘리트에 의한 통치를 정당화하려면 국민을 위한 것임을 내세워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엘리트 지배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종종 대중의 이익과 부합한다고 내세워지는데, 한동훈의 국민 담론 역시 엘리트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 결국 엘리트 이론으로 본 한동훈의 행보는 엘리트에 의해 발탁되고 유지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대중의 이름으로 그 권력을 정당화해가는 과정이라 요약할 수 있다. 이처럼 그는 **엘리트 민주주의(democratic elitism)**의 한 사례로서, 소수 지도층의 결단과 대중의 지지를 모두 동원하여 권력을 형성해 가는 인물이라고 평가된다.


1.3 공공선택 이론으로 본 전략적 행위


공공선택 이론(Public Choice Theory)은 정치적 의사결정을 경제학적 합리성으로 설명하는 접근법으로, 정치인이나 관료 역시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합리적 행위자로 간주한다 . 한동훈의 일련의 선택들을 이 관점에서 보면, 표면상의 명분 이면에 전략적 자기 이익 극대화 계산이 엿보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이다. 그는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당리당략보다 국민을 위한다는 모습을 부각했는데 , 공공선택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결단은 순수한 희생 이라기보다 장기적 이익을 고려한 전략일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참패를 당했지만, 한동훈은 불출마함으로써 그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는 그의 정치적 자산을 지키는 결과를 낳았고, 총선 후 바로 당권 경쟁에 나서 승리함으로써 오히려 입지를 강화했다 . 공공선택의 관점에서 보면, 당장의 의석 획득보다 향후   권력(대권획득을 위해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한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즉, 국회의원직이라는 단기 이익을 포기함으로써 대권 도전이라는 보다 큰 목표에 자신을 적합하게 포지셔닝한 셈이다.


이러한 자기이익 극대화 전략은 그의 책 출간 시기와 내용에서도 드러난다. 한동훈은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어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시점에 맞춰 책을 출간하고 북콘서트를 통해 정치 복귀를 선언하려 하고 있다 . 이는 시기적으로 조기 대선 국면을 염두에 둔 행보로서 정치권에서도 출마 준비로 해석되고 있다 . 공공선택 이론에 의하면 정치인은 재직 연장과 권력 획득이 주된 목표이며, 이에 따라 행동한다 . 한동훈 역시 자신의 인지도와 명분을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는 타이밍에 책을 통해 업적과 철학을 알리고, 이를 대권 도전의 교두보로 삼았다. 책 제목부터 ‘국민이 먼저’라고 함으로써, 탄핵 정국에서 본인이 국민 편에 서서 옳은 선택을 했다는 정치적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향후 유권자들에게 어필하여 표심을 획득하려는 계산된 커뮤니케이션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책에서 그는 비상계엄 선포 시 자신이 이를 반대하며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서술하고 있는데 , 이는 유권자들에게 *“나는 위기 때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이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심어주어 미래 투표 행위를 유인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요컨대, 공공선택 이론의 시각에서 한동훈의 행보는 공익적 수사로 포장되었지만 기본적으로는 자신의 권력 획득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최적화된 행동들로 볼 수 있다. 그의 결단과 메시지는 모두 **정치 시장에서의 성공(선거 승리)**을 극대화하기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그의 도덕성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 한동훈을 이해관계와 효용을 계산하는 전략적 행위자로 객관화해 본 결과라 할 수 있다.


2. 한동훈 행보의 정치적 논점 분석


2.1 포퓰리즘적 요소와 대중 영합성


포퓰리즘(Populism)은 일반적으로 엘리트 특권층에 의해 소외된 “보통 국민”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치 담론 혹은 스타일로 정의된다 . 이러한 정의에照ら해 볼 때, 한동훈의 정치 행보와 저서에는 포퓰리즘적 요소가 일부 감지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국민이 먼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요약되는 반(反)엘리트적 수사이다. 그는 기성 정치인이나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을 앞세운다고 공언함으로써, 사실상 국민 대 정치 엘리트의 구도를 그려냈다 . 이는 포퓰리즘 지도자가 흔히 구사하는 “순수한 국민 대 부패한 엘리트”라는 도식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한동훈은 당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자신이 속한 국민의힘마저도 국민 앞에 겸허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기성 정당보다 **추상화된 ‘국민’**을 상위 가치로 내세웠다 . 이러한 태도는 자신을 반정치 기득권 인사로 포지셔닝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호감을 얻는 효과를 낳았다.


그러나 한동훈의 경우,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와는 다른 면모도 동시에 갖고 있다. 우선 그는 엘리트 출신 인사이며, 정치권에 등판한 것도 엘리트들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에서 완벽한 아웃사이더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는 기성 정치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인물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는 그의 검사 경력을 의도적으로 낮추어 소개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그의 저서 저자 소개란에 법무부 장관과 당대표 경력 등은 적시되어 있지만, 20여 년 간의 검사 이력은 빠져 있다 .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다가올 조기 대선을 의식해 “검찰 엘리트”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 실제로 한동훈 측은 *“다들 아는 내용이라 생략했다”*고 설명했지만, 대중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포석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처럼 자신의 엘리트 경력을 숨기거나 강조하지 않는 전략은, 포퓰리즘이 요구하는 “국민 대 엘리트” 프레임에서 본인을 국민 편에 두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한동훈 현상의 포퓰리즘적 성격을 두고는 엇갈린 평가가 존재한다. 열성 지지층들은 그의 행보를 *“상식을 중시하는 다수 국민의 대변”*으로 환영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에는 *“극우와 극좌가 우리를 힘들게 하지 않도록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달라”*는 등의 응원 댓글이 쇄도했으며 , *“합리와 상식을 중시하는 온건 보수와 중도층이 갈 곳을 잃은 상황에서 한동훈의 등장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이는 한동훈이 이념적 양극단을 배격하고 *“조용한 다수”*의 상식을 대변하는 이미지를 갖추었다는 의미로, 포퓰리즘의 긍정적 형태(대중 다수의 의사를 반영하는 정치)로 비춰진다. 반면 비판적 시각에서는 그의 ‘국민’ 담론을 정치적 계획으로 간주한다. 보수 진영 내 일각에서는 한동훈이 결정적 순간에 윤석열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았다, 즉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을 저버린 *“배신의 정치인”*으로 여겨진다 . 이런 시각에서 보면, 한동훈이 내세우는 ‘국민이 먼저’라는 추상적 구호는 자신의 배신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실제로 보수 강경층은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보수 정치인들을 아직도 “배신자”로 낙인찍고 용서하지 않고 있으며 , 한동훈에 대해서도 유승민 전 의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한동훈이 책 제목에서까지 “국민”을 강조한 것은 이러한 보수 지지층의 불신을 불식시키려는 레토릭 전략으로 읽힌다 . 정리하면, 한동훈의 행보에는 포퓰리즘적 대중 호소와 그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교차한다. 그는 국민을 앞세워 폭넓은 지지를 얻고자 하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는 자신의 정치적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 포퓰리스트와 엘리트 전략가의 이중적 면모를 모두 보여준다.


2.2 정치적 레토릭의 활용 방식


한동훈의 정치적 부상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레토릭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대중 앞에서 메시지를 던질 때 명쾌한 어휘 선택과 상징적 구호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앞서 언급한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문구는 그의 정치 철학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핵심 슬로건으로, 복잡한 정책 논점보다 가치지향적 메시지를 부각시키는 효과적인 레토릭이다. 이는 국민 대 정치인의 구도를 직설적으로 보여주며, 그의 청렴성과 공공헌신 이미지를 강화하는 기능을 했다. 또한 “국민의힘보다 국민이 우선”  같은 표현은 자신이 속한 조직마저 상대화하는 파격을 통해 기존 정치 문법을 뒤흔드는 신선함을 연출했다. 이러한 수사는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도 어필하며, 한동훈을 기존 정치권과 다른 새로운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


한동훈의 레토릭은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국회 답변 등 공개 석상에서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논리를 전개해 주목받았다. 야당의 공세에 맞서 팩트와 법리를 들어 반박하거나, 때론 반어법적인 응대로 상대를 머쓱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했다. 이러한 직설화법과 위트는 정치 신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당대표 재임 시에도 그는 강경한 어휘 선택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야당을 비판하며 보수 지지층의 열광을 얻었다. 이를테면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두고 “사법방해”로 규정하고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 법질서 수호자 대 법치 교란세력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는 담론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레토릭은 자신을 정의의 편으로, 상대를 불법·부정의 세력으로 묘사함으로써 도덕적 우위를 선점하려는 시도라 볼 수 있다.


그의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 자체도 일종의 거대한 레토릭 장치로 기능한다. 책에서 한동훈은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가상의 위기 상황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국민을 위한 원칙을 지켰는지를 상세히 묘사한다 . 14일 간 300시간에 걸친 혼란을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한 이 책은, 한편의 **정치 서사(narrative)**로서 독자(유권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 특히 *“역사의 질문을 받은 한동훈은 계엄 반대를 선택하고 행동했다”*는 대목은 , 독자에게 그를 위기 앞에서도 국민 편에 선 영웅적 리더로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정치적 사실 관계를 넘어 신화화된 자기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수사적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정치학적으로 볼 때 이러한 서사적 전략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그를 지지해야 할 역사적 당위성을 느끼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즉, 한동훈 개인의 선택을 국민 모두의 승리와 연결된 서사로 포장하여, 향후 정치 행보 (특히 대선 출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한동훈은 미디어 전략 측면에서도 자기 레토릭의 전파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는 책 출간에 맞춰 대중과 직접 만나는 북콘서트, 강연 등을 계획함으로써 책의 메시지가 광범위한 담론으로 확산되도록 하고 있다 . 이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언론 보도를 유도하고, 동시에 오프라인 행사를 통해 지지층의 결집과 관심층의 확대를 도모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 것이다. 국민의힘 내 한 관계자는 한동훈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책으로 언론 메시지를 전달하여 설득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평했다 . 그만큼 그의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매스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며 입체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요약하면, 한동훈은 단순한 구호에서부터 복잡한 위기 서사에 이르기까지 다층적인 레토릭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강력히 각인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는 정치 지도자가 담론을 어떻게 구성하고 활용하는지가 그 정치인의 부상과 지지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3 정당 내 권력투쟁과 정치적 입지


한동훈의 급부상은 국민의힘 정당 내부 역학에도 큰 파장을 가져왔다. 그가 비대위원장에 임명될 당시만 해도 원외 인사가 집권당을 이끄는 이례적 상황이었고, 이는 당내 기존 주자들에게 미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역대급 참패를 당하자, 한동훈의 지도력에 타격이 가해진 듯 보였으나 곧바로 실시된 당대표 경선에서 그는 승리하여 오히려 당권을 거머쥐었다 . 이는 당내 권력지형이 급속히 재편되었음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중진 정치인들이나 기존 계파는 총선 패배로 입지가 약화된 반면, 한동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권력 축이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 단숨에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를 차지, 전체로도 이재명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 이는 곧 국민의힘 내에서 ‘친한’(친 한동훈)계라 불리는 세력이 형성되고, 그의 리더십을 둘러싼 내부 경쟁이 본격화되었음을 뜻한다.


당내 권력투쟁 양상은 세대 및 노선 갈등과도 연결되어 있다. 한동훈은 40대 젊은 지도자로서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개혁적·합리적 보수를 표방하며 중도 확장을 꾀하고 있다 . 그러나 이에 위협을 느낀 기존 보수 원로들이나 강경 보수층은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예를 들어,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는 한동훈의 책 출간 움직임에 대해 *“진격과 후퇴 시기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장수는 많은 이에게 해악을 끼친다”*며 신중을 요구했다 . 이는 한동훈이 지금 나설 때가아니다라는 경고로서, 당 내 일부에서 그의 조급한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한동훈이 보인 태도(계엄 반대 및 대통령과의 결별)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에게는 충성심 결여로 비쳐질 소지가 있다. 앞서 자유일보 등 보수매체 사설에서 묘사한 대로, 일부 우파 지지층은 그를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찍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 이는 한동훈이 당 내 완전한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보수 정당에서는 과거에도 탄핵을 둘러싼 분열(친박 대 비박)로 내상이 컸던 바, 한동훈은 이러한 당내 분열의 함정을 피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한동훈이 국민의힘 내 유력 대선주자로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잠재적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안철수 의원 등과 비교해볼 때 한동훈은 당심과 민심 지지율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 이는 당내 경쟁자들이 당분간 한동훈 중심의 판도를 수용하면서 연대 혹은 적응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친윤계 상당수가 한동훈을 지지하거나 혹은 공개적으로 비토하지는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은 유동적이어서, 만약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기각되어 복귀한다면 윤 대통령 측근 그룹과 한동훈 간에 미묘한 긴장이나 경쟁이 다시 불거질 여지도 있다. 반대로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경우, 당은 생존을 위해 한동훈이라는 승부수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반된 시나리오 속에서 한동훈의 정치적 입지는 살아있는 권력(윤석열)과 미래 권력(차기 대선)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내 기반을 확고히 하면서도, 자칫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서는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자신이 내세운 “국민 우선”이라는 대의명분을 당내 통합의 기치로 활용하는 동시에, 중도·온건파와 강경보수층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향후 그의 당내 입지를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다. 요약하면, 한동훈은 현재 당내 권력투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선 당내 통합과 세력 균형을 어떻게 이끌어낼지에 대한 정치적 숙고와 설득력이 요구된다.


3. 정치적 맥락과 전략


3.1 대한민국 정치 구조 속 한동훈의 전략적 위치


대한민국은 대통령중심제 체제 하에서 5년 단임의 막강한 대통령 권한이 특징인 정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 대권 경쟁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의 궁극적 목표이자, 정당 역학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이다. 한동훈의 등장은 한국 정치 구조의 특성과 맞물려 몇 가지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첫째, 그는 검사 출신 대통령(윤석열)의 측근에서 성장하여 사법 엘리트→행정부 각료→집권당 지도자로 권력 엘리트 회전문을 경험한 특이한 경로를 가졌다. 이것은 한국 정치에서 관료·법조 엘리트의 정치권 진출이라는 전통과 혁신이 교차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검사 출신 대통령과 그 측근이 연이어 최고 권력을 노리는 구도는 전례가 없던 바, 이는 사법 기관의 정치화 혹은 정치 엘리트의 사법화라는 이중적 논쟁을 촉발시켰다. 즉, 지지자들은 사정(司正)기관 출신 지도자들의 등장을 권력기관의 개혁과 기득권 척결로 보지만, 반대자들은 이를 검찰공화국화로 우려한다. 한동훈은 이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으며, 자신의 합법성과 유능함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동훈의 전략적 위치는 대통령 권력과 집권당 사이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한국 정당정치는 대체로 대통령 중심의 정당 장악력이 강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중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며 (2024년 말 기준), 집권당은 총선 패배 후 비대위와 새 지도부를 거치며 탈윤석열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 한동훈은 이러한 과도기에 집권당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고,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사실상 여권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였다 . 즉, 그는 현직 대통령의 후광 없이 독자적 정치 자산을 쌓아가는 중이며, 이는 그를 포스트 윤석열 시대 보수진영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했다. 대한민국 정치 구조상, 대통령이 임기 도중 하차할 경우 조기 대선으로 직행하게 되는데, 한동훈은 바로 이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적 행보를 보였다. 실제로 탄핵 심판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곧바로 책 출간과 정치 재개를 선언한 것은, 헌정질서의 변동에 맞춰 자신의 출전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는 한국 정치의 승자독식 구조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점하려는 합리적 선택이다.


셋째, 한동훈의 사례는 야당과의 관계 맥락에서도 조명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양당 구조에서 대권을 차지하려면 자신의 진영 결집 + 중도층 흡수가 필수적이다.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강경 대립해왔고, 이는 보수 진영의 지지를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극좌와 극우가 아닌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강조하며 중도층에도 구애하고 있다 . 현재 제1야당 대표인 이재명과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인물인 만큼, 중도층에게 피로감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여전히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로 인식되어 거부감이 크므로, 향후 본격적인 대권 경쟁 시 확장성의 한계를 시험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한동훈의 전략적 위치는 여권 내에서는 사실상 대안 1순위로 부상한 강자이지만, 전체 구도에서는 진영 대결의 한 축으로 상대 진영의 강력한 견제를 받는 위치다. 이를 극복하려면 한국 정치 특유의 지역주의와 이념지형 속에서 자신만의 전국적 연대를 구축해야 하며, 이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상당한 전략적 고심이 요구된다.


3.2 책 출간: 정치적 정당성 구축과 대권 도전의 연결고리


정치인들의 저서 출간은 종종 자신의 정치 철학을 정리하고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계기로 활용된다. 한국 정치사에서도 주요 대권주자들이 선거 전에 저서를 펴내어 본인의 비전과 삶을 설파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동훈의 『국민이 먼저입니다』 출간 역시 이러한 전통과 맥을 같이하면서, 그 나름의 특수한 맥락을 갖는다. 우선, 이 책은 앞서 언급했듯이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의 2주일간을 다룬 일종의 회고록이다 . 특이한 점은, 보통 정치인의 회고록이 은퇴 무렵이나 경력 총정리를 위해 나오는데 비해, 한동훈은 정치 입문 1년 남짓 된 시점에 회고록을 냈다는 것이다. 이것은 회고의 목적이라기보다는 미래 행보를 위한 정당성 구축의 의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책을 통해 *“헌정 위기 상황에서 나는 이렇게 행동했다”*는 일련의 이야기를 풀어놓음으로써, 향후 지도자로서 자격을 국민 앞에 증명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이 책은 한동훈 개인의 정치철학을 선전하는 정치 매니페스토이자, 동시에 위기관리 리더십을 체험담 형식으로 제시함으로써 대권후보로서 검증을 자임하는 도구인 셈이다.


특히 책의 제목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정치적 수사임과 동시에 한동훈이 추구하는 통치 철학의 슬로건화라 할 수 있다. 이는 그가 향후 대선에서 내걸 가능성이 높은 캠페인 구호를 미리 제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책 속에서 강조되는 내용들 – 국민 우선 원칙, 헌법질서 수호, 위기 시 민주주의 옹호 등 – 은 차기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 제시되고 있으며, 독자들은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동훈 = 그런 덕목을 검증받은 인물”*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정치학적으로 볼 때 이는 카리스마적 정당성(charismatic legitimacy)을 구축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막스 베버가 말한 카리스마적 권위는 위기 상황에서 등장하여 비범한 지도력을 보인 인물에게 대중이 부여하는 정당성인데, 한동훈은 자신의 서술을 통해 비범한 결단의 서사를 만들고 이를 국민적 카리스마 자원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책 출간은 그의 대권 도전 선언문과 다름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 많은 언론들이 책 출간 소식을 전하면서 사실상 정치 재개의 신호탄대선 행보 시작 등으로 해석했다 .


또한 이 책 출간은 정치적 시간표 측면에서도 전략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2025년 초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조기 대통령 선거가 열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동훈은 책을 통해 이미 자신의 출마 명분을 구축해두는 한편, 북콘서트 등 공개 행사를 계기로 대선 캠페인에 준하는 활동을 개시하려 하고 있다 . 이는 공식 선거 운동 전이라도 사실상의 예비 선거운동을 시작함으로써, 잠재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서 국민과 접점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요컨대, 책 출간은 한동훈에게 세 가지 전략적 효과를 준다. (1)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한 서사적 면죄부: 탄핵 정국에서 대통령을 등진 결정을 국민을 위한 옳은 선택으로 정당화. (2) 자신의 통치 철학과 비전을 명문화하여 제시: 유권자들에게 정치 지도자로서의 방향성을 미리 각인. (3) 향후 선거 캠페인의 사전 준비 및 이슈 선점: 다른 후보들보다 먼저 여론의 주도권을 쥐고 자신의 어젠다를 설정. 이러한 효과 덕분에 한동훈은 대권 도전 레이스에서 초반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출간은 단순한 출판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맥락 속에서 정치적 정당성 확보와 대권 도전의 실질적 출발을 의미하는 사건이라 평가할 수 있다.


3.3 정당 내 관계 및 대중과의 소통 전략


한동훈의 성공 여부는 정당 내부와 대중(유권자)과의 관계 설정 두 측면 모두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먼저 정당 내 관계를 보면, 그는 기존 당내 계파 구도를 재편하면서 등장한 인물인 만큼 동료 정치인들과의 역학관계 관리가 중요하다. 앞서 살펴본 대로, 친윤계 일각과 보수 강경층에서는 그의 돌출을 견제하거나 의구심을 품고 있다  . 따라서 한동훈은 당내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는 비대위원장 재임 시절 비교적 당내 인사를 고루 기용하고 원만한 당무 운영을 보였다는 평을 들었으나, 총선 패배로 그 성과가 가려졌다. 향후 당을 이끌거나 대선 후보가 된다면, 총선 패배의 책임론이나 계파 갈등의 불씨가 다시 제기될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는 공동의 적(예: 민주당 정권 재창출 저지) 프레임을 분명히 하여 당내 결속을 다지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신에게 비판적인 원로나 동료에 대해서도 직접적 충돌을 피하고 설득과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김기현 전 대표의 공개 비판에 대해 지나친 대응을 자제하면서 오히려 *“충고를 새겨듣겠다”*는 식의 포용 메시지를 낸다면, 당내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한동훈은 당내에서 **세력 통합자(unifier)**의 이미지를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의 슬로건인 “국민이 먼저”가 당내에서조차 신뢰를 얻을 수 있고, 당의 전폭적 지원을 업고 대선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과의 관계 측면에서, 한동훈은 비교적 호감도와 관심도가 높은 신진 정치인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평가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지층은 열광적으로 그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반면, 반대층은 강한 거부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  . 이는 한국 정치의 전형적인 진영대결 구도가 한동훈에게도 적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가 이러한 구도를 뛰어넘어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얻으려면, 보다 통합적인 담론과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동훈은 법치주의 수호자젊은 보수 아이콘 등의 이미지를 갖췄으나, 향후에는 사회경제적 이슈에 대한 포괄적 비전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서민경제, 복지, 양극화 해소 등 국민 삶과 직결된 의제에 대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을 때, 비로소 한동훈 = 국민 전체의 지도자감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 반복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고, 구체적 정책 공약과 행보를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


소통 전략 면에서, 한동훈은 젊은 세대답게 미디어 활용에 능숙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짧고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하거나 라이브 방송 등으로 직접 대중과 만나는 데도 관심을 보여왔다. 이러한 디지털 소통은 2030 세대의 지지를 얻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팬덤 정치에 기대는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현재 그의 지지자들 중 일부는 팬카페를 조직하여 단체 행동(예컨대 그의 책을 단체구매하여 베스트셀러 1위로 만드는 운동)을 벌이기도 하는데 , 이는 자칫하면 배타적 지지층의 결집으로만 비칠 우려가 있다. 한동훈 본인은 과거 *“출판기념회 정캇*를 비판하며 개혁안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기존 정치의 부정적 면을 경계했는데 , 자신을 향한 과열된 지지양상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절제된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는 중도층이 느낄 수 있는 거부감을 낮추고, 보다 차분하고 신뢰가는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결국 한동훈의 대중 전략은 한 마디로 양면전략이라 할 수 있다. 한쪽 면에서는 핵심 지지층을 열광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로 지지 기반을 결속하고, 다른 한쪽 면에서는 온건하고 포용적인 모습으로 중도층과 회의론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이 두 과제를 동시에 해내는 것은 어렵지만, 한국의 많은 성공한 정치 지도자들이 거쳐온 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강성 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보수 핵심과 경제실용을 바라는 중도층 모두에 어필하여 당선된 바 있다. 한동훈이 국민통합적 지도자로 발돋움하려면, 자신의 언행이 특정 진영만을 위한 것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세심히 조율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민”을 입에 올린 만큼, 향후 그의 메시지와 정책은 국민 다수의 삶의 질 향상과 공정한 국가 운영이라는 보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국민이 먼저”라는 구호는 공허한 수사로 돌아올 위험이 있다. 반대로 이러한 약속을 지켜낸다면, 그는 정말로 국민 다수가 신뢰를 보내는 새 시대의 보수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한동훈의 행보와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하나의 중요한 사례 연구를 제공한다. 본 논문은 이를 신보수주의, 엘리트 이론, 공공선택 이론 등의 틀로 분석하고, 포퓰리즘, 정치 레토릭, 정당권력 관계 등의 논점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한동훈은 이념적으로는 보수주의의 법칟안보 기치를 이어받은 동시에 대중적 어휘를 구사하는 신(新)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그는 엘리트 구조의 산물이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정치를 국민 명분으로 정당화하고 있으며, 합리적 자기 이익 추구와 공공선을 내세운 행보를 정교하게 결합시키고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그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한편으로 그는 위기 상황에서 원칙을 지킨 결단력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얻었고, 보수 진영의 차세대 주자로서 폭넓은 주목을 받고 있다 . 다른 한편으로는 급작스런 부상과 대통령과의 결별로 인해 일부 보수층의 반감을 사고 있고 , 포퓰리즘적 수사를 둘러싼 진정성 논란도 존재한다 .


정치학적으로 볼 때, 한동훈의 사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즉, 한국 정치에서 여전히 엘리트 주도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면서도, 그 정당화에는 포퓰리즘적 대중담론이 활용되는 역설을 보여준다. 또한 권력 획득을 위한 정치인의 행동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계산되는지, 그리고 그런 전략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담론적 포장이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한동훈은 이 모든 측면을 갖춘 복합적 정치인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앞날에는 두 가지 큰 관문이 있을 것이다. 하나는 당내 경쟁과 보수진영 통합이고, 다른 하나는 전국적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는 일이다. 앞의 관문을 넘어서기 위해 그는 엘리트들과 대중을 아우르는 정치 기술을 발휘해야 하며, 후자의 관문을 통과하려면 “국민이 먼저”라는 자신의 약속을 실질적 정책 비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결국 한동훈의 정치 여정은 한국 정치에서 신보수주의적 가치의 재구성과 대중정치의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만일 그가 자신의 이념과 가치를 지키면서도 국민 다수의 신망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이는 보수정치의 세대교체와 노선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그의 이름은 한때 촉망받았지만 기존의 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한 엘리트 정치인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그 귀추와 별개로, 한동훈 현상을 정치학적으로 분석해 본 본글의 접근은 향후 유사한 한국 정치인들의 부상을 이해하는 데 하나의 준거를 제공할 것이다. 한국 정치는 지금도 **“국민이 먼저”**라는 구호의 의미를 실천으로 입증할 수 있는 리더를 기다리고 있다. 한동훈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그의 행보를 계속 지켜볼 일이다.


참고문헌 및 출처

주간조선   : “정계 복귀 임박한 한동훈, 책 출간… ‘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 내용과 책 출간의 정치적 해석.

쿠키뉴스   : “‘한동훈 책’ 응원댓글 쇄도…여당은 견제” – 책에 대한 지지층 반응과 김기현 전 대표의 발언 등 당내 반응.

자유일보   : “한동훈 책 ‘국민이 먼저’에 감춰진 속내” – 보수 강경층의 시각에서 본 한동훈의 행보와 ‘국민’ 담론 비판.

신동아  : “‘위기 임박’ 한동훈, 황교안化 돼간다” – 한동훈의 여론조사 지지도 추이와 당내 입지 분석.

위키백과  : “신보수주의” – 신보수주의의 주요 특징 (민주주의 확산, 반공·반극단주의, 힘을 통한 평화).

Britannica  : “Elite theory” – 엘리트 이론의 기본 개념 정의.

EconLib  : “Public Choice Theory” – 공공선택 이론의 개요와 정치인 행태에 대한 가정.

기타: YTN, SBS 등 언론 보도 및 나무위키 등 – 한동훈 관련 배경 정보 (검사 경력 생략 이슈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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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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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먼저지 무슨 국민을 입에 올리냐? 깝치지마라!
Whooh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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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권 황태자가 누구였더라? 다신 검찰 출실 대통령이 나와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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