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본능』은 뇌과학자 매튜 리버먼이 인간의 사회적 본성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책이다. 그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음식과 물만큼이나 ‘사회적 연결’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사회적 고통은 신체적 고통과 같은 뇌 부위에서 처리된다’는 사실로, 실제 실험에서도 사회적 배제나 소외를 당했을 때 뇌의 통증 관련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사회적 고통(social pain)의 존재와 그 뇌과학적 근거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실험을 통해 사회적 거절을 겪은 피험자들의 뇌가 신체적 고통을 경험할 때와 유사하게 반응함을 보여주며, 이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한다. 진화적으로도 인간은 집단 내에서 살아남아야 했기 때문에, 배제를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하도록 뇌가 설계된 것이다.
두 번째는 ‘마음이론’(Theory of Mind)과 공감능력에 대한 논의다. 인간은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추론하고 이에 반응할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필수 요소이다. 이때 사용되는 뇌 회로는 일반적인 정보처리 회로와는 다르며, 기본적인 상태일 때조차도 우리의 뇌는 사회적 정보를 처리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른바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가 사회적 뇌로 기능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 번째는 사회적 연결이 학습, 직장, 건강 등 삶의 모든 영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학업 성취는 교사의 사회적 기대와 관계 속에서 달라지고, 직장에서는 관계 중심의 리더십이 더 효과적이며, 병원에서는 환자의 사회적 지지망이 회복력에 큰 영향을 준다. 이 모든 사례들은 ‘사회적 연결이 인간의 전반적인 기능에 얼마나 중요한갗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인간의 뇌는 ‘생각하는 뇌’(thinking brain)이기 전에 ‘연결하는 뇌’(social brain)이며, 사회적 욕구는 선택이 아닌 생물학적 필수 요소임을 강조한다.
『연결본능』은 인간 존재의 근본을 해석하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이성, 합리성, 자율성 같은 개념들을 인간 본성의 중심에 놓는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한 전통적 사고에 도전하며, 인간이 무엇보다 ‘타인과 연결되기를 갈망하는 존재’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매튜 리버먼은 복잡한 신경과학 실험과 이론을 일반 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고 명확하게 풀어낸다.
특히 감정과 고통의 뇌과학적 처리 방식이 인상 깊다. 사회적 거절이 신체적 고통과 동일한 뇌 영역에서 처리된다는 점은, 관계가 단순한 감정적 욕구가 아닌 ‘생존을 위한 조건’이라는 점을 강하게 각인시킨다. 이 관점은 현대인의 고립과 외로움 문제를 새롭게 조명하게 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듯하면서도 외로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왜 연결이 중요한갗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또한 교육, 조직, 의료 등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 사회적 연결의 중요성을 접목시킨 점도 강점이다. 이는 뇌과학을 단지 학문적 지식으로 그치지 않고, 실천 가능한 통찰로 확장시킨다. 예를 들어, 교사가 학생을 믿고 지지하는 것만으로 학업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례는, 교육의 본질이 성적이나 커리큘럼이 아닌 ‘관계’에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직 내에서의 관계 맺기, 상호 신뢰의 중요성 등도 책을 읽고 나면 더 이상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책의 후반부는 다소 반복적인 설명이 이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뇌과학적 설명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어려운 용어와 개념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최대한 일상적인 예시와 사례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 노력하고 있으며, 과학적 이론이 실제 삶에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
종합적으로 『연결본능』은 인간의 사회적 본성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히 관계의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연결의 필요성과 의미를 다시금 일깨워주는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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