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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 일지 번외편 1: 중국 쇼핑 문화 및 K-뷰티의 변천사 탐방
포착 2025-05-23 10:11   조회 : 1318

사고 싶은 물건들을 하나둘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번에는 번외로 중국의 쇼핑 문화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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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땅도 넓고 인구도 많다. 그런 중국에서 온라인 쇼핑이 이렇게 굳건한 건 신기한 일이다. 
그게 궁금해서 힘내어 조사해 봤다.
 
1949년부터 1978년까지는 중국의 계획경제 시기로 분류된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국가가 대부분의 상품의 생산과 유통을 통제했다. 백화점, 공산품점, 식료품점 등은 모두 국영으로 운영되었고, 일부 물자는 구매권이 있어야만 살 수 있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 거의 없었던 이 시기의 쇼핑은 '쇼핑'보다는 '필수품 조달'의 개념에 가까웠다.

그러던 1978년, 덩샤오핑 주도의 개혁개방 정책이 시작되며 시장경제 요소가 점차 도입되었다. 1990년대 초반까지 사유 상점과 자유시장이 등장했고, 상품의 종류와 구매 방식도 점차 다양해졌다. 교외의 대형 장터나 재래시장에서 흥정하며 물건을 사는 것이 일상적인 소비 형태가 되었다. 이 시기의 상징은 거리의 노점상과 자영업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도시화와 중산층 형성으로 백화점과 슈퍼마켓 체인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까르푸, 월마트 같은 외국계 대형 유통업체들이 진출하며 이들이 전통시장과 경쟁하는 쇼핑 문화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쇼핑은 단순한 생필품 구매에서 벗어나 브랜드 소비와 여가 활동의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 징둥 등이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2010년대 중후반에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온라인 예약 후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하거나 수령하는 형태가 일상화되었다. 이와 함께 인터넷 인플루언서인 '왕홍(网红)'과 라이브 커머스가 유행했고, 추천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쇼핑도 발전했다.

알리바바는 이러한 변화를 ‘신유통(新零售)’ 전략으로 정의했다. 이는 온, 오프라인 유통과 결제 시스템을 통합한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으로, 중국 소비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은 ‘싸고 빠른’ 소비에서 ‘품질 높은’ 윤리적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국산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환경 친화적인 제품이나 지역 특산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AI, 메타버스, VR 쇼핑 같은 첨단 기술 기반의 소비 방식이 차세대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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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또 번외로 한-중 관계가 궁금해졌다. 
이것저것 조사하고 난 뒤에, 한-중 관계를 제일 잘 드러내는 게 K-뷰티라는 결론을 내렸다.

2000년대 초중반, 한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중저가 뷰티 브랜드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스킨푸드, 미샤, 더페이스샵 등이 가성비 좋은 화장품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010년대 초중반부터는 왕홍(중국에서 인플루언서를 부르는 이름) 마케팅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후, 숨), 클리오, 토니모리 등의 브랜드들이 중고가 시장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강화했다. 이 시기에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중국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소비가 이어졌다.

하지만 2016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는 한류 콘텐츠 규제, 면세점 및 관광산업 위축,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노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중국 시장에 의존하던 K-뷰티 브랜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때 망한 브랜드들에 대한 기사가 많았다. 그 빈자리를 중국의 로컬 브랜드들이 빠르게 채워나갔다.

뿐만 아니라 2020년에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은 면세점 매출 급감과 함께 한국 뷰티 산업에 또 다른 충격을 안겼다. 이런 한편으로 중국 내수 브랜드들은 품질, 가격, 디자인 모든 면에서 K-뷰티를 모방하며 급성장했다. 동시에 ‘중국 브랜드를 쓰자’는 애국 소비 경향이 확산되며, K-뷰티의 고급, 혁신적 이미지도 약화되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K-뷰티는 과거만큼의 위상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만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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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K-뷰티의 변천사가 한류라는 국가 브랜드가 중국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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