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산에서 눈을 밟자 발가락에서 찬 기운을 느낀것과 곧이어 양말이 젖은건 뭐였지? 그냥 땀? 그러다 불현듯 결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을 밟았으니 외기는 영하일거고, 물로 고어텍스 숨구멍을 다 막았으니 신발 내부의 더운 땀이 나갈곳이 없다가 차가운 외기를 만나 물이 줄줄 흐른 것임에 틀림이 없다. (로우컷이면 밖으로 나갈 여지가 그나마 있는데, 미드컷은 나가기에 너무 멀었던 것이다 ) 결국 추운날 창 안쪽으로 결로수가 줄줄 흐르는 것처럼 등산화 앞쪽에 ㅜ결로수가 맺힐수 밖에
근데 등산을 취미로 삼은 이래 겨울을 첨 맞아본것도 아닌데, 이런 헌상을 올겨울에 왜 첨 알았지?
훅시 저와 같은 경험을 한분 없어신가요? 겨울철 신발 내부가 결로로 젖는거 기분이 별로인데, 여기 적절한 대처법이 있을까요? 여분 양말로 갈아신는거 말고. 내부에 프리마로프트로 단열이 잘된 겨울철 전용 등산화가 하나의 대안이 될수 있을까요?
추신)) 고어텍스가 만능이 아니라는 걸 새삼 재확인한건 그나마 다행.
그렇죠. 더구나 자켓용 고어텍스는 투습과 방수에 대해서는 실험실 수치를 발표하는데, 등산화에 사용되는 4 레이어 고어텍스는 투습 수치 실험 결과를 발표하지도 않음. 투습은 거의 안된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이걸 전제로 하고, 그럼에도 제가 경험한 WP가 달려 있는 등산화중 새지 않는 건 고어텍스가 유일합니다. 노스페이스는 한달만에 물이 들어왔고, 머렐은 3켤레쯤 신었는데, 어느 순간 축축해졌으며 eVent도 마찬가지. 근데 밖에서 물이 안들어오면 뭐하죠? 습기가 밖ㅇ 로 나가지 못해 안에서 푹푹 젖는데ㅜ |
최근 글에서 인솔 빼고 산행하시는게 편하다고 하신거 같은데 혹시 인솔 빼고 신으셨나요? 저 같은 경우에는 산행중에 크게 못느끼지만 등산후 인솔(다이소 오솔라이트) 빼서 보면 앞부분 바닥이 항상 젖어있거든요. |
맞아요. 인솔을 뺀 이후, 결로 현상을 더 체감하는거라 볼수 있겠네요. 그런데 땀의 총량은 인솔 유무와 관계없을테니, 결로수도 총량은 같겠죠. 다만 그 일부를 인솔이 머금고 있어 눈치를 쉽게 못챘을 뿐.
또 하나, 저는 목이 있는것이 불편해 한겨울철 빼고 로우컷만 주구장창 신고 다녀 결로를 못느꼈을수도 있다고 봅니다. 로우컷은 미드컷보다는 상대적으로 땀 배출이 용이하니까.
겨울철 고어텍스 등산화 결로문제는 우리나라 등산 사이트는 거의 언급이 없어 나만 그런가 했는데, 찾아보니 외국에는 글들이 많이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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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엔 눈밭에 다니시니 신발 겉면이 젖다보니 신발 속의 습기가 투습이 안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고어자켓 종류는 흘리는 땀을 감당 못해서 등산시 저한테는 무용지물 같았지만 고어신발은 꽤 투습이 잘 됩니다. |
고어텍스 자켓은 외기를 직접 만나지만, 고어텍스 부츠는 가죽과 같은 두꺼운 외피를 통과해야 외기와 만나죠. 다른 조건이 같다면. 고어텍스 등산화가 고어텍스 자켓보다 통기성이 더 좋을수는 없습니다. |
제가 경험한 느낌 으로는 내피로 고어텍스 버선 대 놓은 요즘 식의 등산화들 보다 코오롱 같은데서 나오던 전통적인 형태 풀그레인 가죽 등산화(이제는 구경 하기 힘든) 들이 방수 성능도 더 낫고 겨울용 으로 더 적합한듯 하더군요.
그런 등산화를 지금도 하나 가지고 있어 겨울에 가끔 사용 하고 있는데 눈밭 다니기에는 요즘 스타일의 고어텍스 등산화들 보다 고어텍스 들어가지 않은 그런 풀그레인 가죽 등산화가 확실히 나은 느낌 입니다. |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습니다. 저의 첫 등산화가 코오롱에서 나온 풀그레인 가죽 중등산화였습니다. 당시 남대문 코오롱 매점에서 5만5천원으로 산건데, 그 신발 하나로 물이 샌다거나 결로 없이 4계절 내내 설악, 지리 등등 전천후로 신고 다녔습니다. 지금은 고어텍스없으면 비나 눈이 새서 못신는 등산화로 아는데, 그시절 플그레인 가죽 등산화라면 모든것이 다 커비되었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새 고어텍스 등산화로 양말이 축축해진걸 경험한뒤, 다시 그시절로 돌아가 열심히 풀그래인 등산화를 검색해보고 있습니다 나는 역시 풀그레인이 맞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근데 요새는 누벅이 대세인지 풀그래인은 찾기 쉽지 않네요. 혹시 풀그레인으로 쓸만한 놈 하나 있으면 추천해ㅜ세요.
추신) 코오롱 중등산화는 오래되어 낡아서 버리고, 잠깐 미국에서 머물다 귀국할때, 라스베기스 부근 아웃렛에서 풀그레인 중등산화를 60불에 사온게 있는데(그때가 imf 직전이라 우리돈으로 5만원남짓), 올해도 겨울철에 사용했습니다. 이 등산화가 가수분해가 되지 않고 어떻게 아직까지 노병으로 살아남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ㅋ |
이제는 그런 종류 등산화는 마땅한 것이 없어 보입니다.
일부 수입 브랜드의 극소수 모델(잠발란의 토페인,누볼라오 등) 정도만 있다 보니 가격도 너무 비쌀 뿐더러 그런것 들도 겉모습과 제조 방식은 유사하지만 트래킹 용 이다보니 바닥 구조가 달라서 암릉, 너덜 등이 많은 우리나라 환경의 실제 산행에 사용 해 보면 예전 코오롱 이나 프로스펙스 에서 나오던 국산 등산화 들과는 많이 다르고 불편 하더군요. |
고어텍스가 완전 고인물이죠. 나온지 30년은 넘었을건데, 초기에 쌓아온 명성으로
변함없이 광고효과로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 사실 가격대를 따진다면 그렇게 투습성능이 좋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고어택스는 최고의 섬유라고 각인이 되어 있어서 꾸준히 장사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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