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서는 오래된 골목을 걷다가 우연히 낯선 카페를 발견했다.
‘메모리 카페’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고,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신기한 마음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흰 머리의 주인이 조용히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여기선 잊고 싶은 기억을 내려놓고 가실 수 있습니다”
준서는 흥미가 동했다.
메뉴판에는 커피 이름 대신 이상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첫사랑의 아픔 – 5000원
어릴 적 실수 – 3000원
후회하는 선택 – 10000원
장난삼아 ‘후회하는 선택’을 주문했다.
주인은 커피를 내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한 모금을 마신 순간 준서는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정신을 차리자 이상하게도 무언가를 잊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정확히 무엇을 잊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기분 탓인가 싶어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카페 구석에서 한 여자가 울고 있는 걸 보았다.
이상하게도 익숙한 얼굴이었다.
“괜찮으세요”
여자는 준서를 올려다보며 흐느꼈다.
“제발… 날 잊지 마”
하지만 준서는 그녀가 누구인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 주인이 조용히 속삭였다.
“아 손님… 방금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을 마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