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준
(전 국립 중앙경찰학교 교수
전 동두천 경찰서 수사과장)

김윤희
(전 서울지방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김복준:

아버지가 주장하는 의혹의 핵심은 이거에요.

친구가 4시 반에 집에 들어갔다가
자신의 부모와 다시 한강으로 나와서 정민 군을 찾아요.

그 부분이 정민군 아버님 입장에선 말이 안 된다는거에요.

집에 가서 무슨 말을 했길래?
그 늦은 시간에 부모님과 한강 공원에 나와서 우리 아들을 찾았냐는거에요.

분명히 친구가 부모에게 무슨 말을 했을거라는
전제 하에 아버님은 의혹 제기를 하는거에요.

이건 일견 누가 봐도 맞는 얘기에요.
합리적 의심이 드는거에요. 증거는 없지만.

둘째, 3시 반에 전화 걸 때는 본인 아이폰으로 걸고
집에 갈 때는 손정민 군의 갤럭시 폰을 들고 갔어요.

이게 의혹이라는거에요.

김윤희 프로파일러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손정민 군 아버님이 의심 할 만 하죠?



김윤희:

우리가 일반적인 행동 패턴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같이 술을 마시다 옆사람이 잠들면 깨워서 보낸다든지, 집에 잘 들어갔나 확인 한다든지... 이런 절차가 없어요.

또 아무리 술에 취했어도 아이폰과 갤럭시를 혼동해서 바꿔갈 수 있느냐?

이런 것은 아버지 입장에서 합리적 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복준:

그렇죠. 3시 반에는 본인 폰으로 전화하고
왜 술이 좀 더 깬 4시 반에는 남의 핸드폰을 들고 갔을까?



김윤희:

친구가 말하는 내용이 의혹을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이 많아요. 일반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3시 반에 만취한 친구와 잠이 들었다 쳐요.
그러다 깼는데 서로 휴대폰이 바뀌어 있고 옆에 정민 군이 사라졌으면 저 같으면 먼저 전화를 해볼 것 같아요.



김복준:

전화 먼저 해봐야죠.
내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으로 폰이 서로 바뀐건지 확인해 봐야 할 것 아니에요.
그 기록은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이상해요.



김윤희:

아무리 술에 만취했어도 그것이 일반적인 사람의 반응이라고 봅니다.



김복준:

지금 이 사건으로 의혹이 증폭되고
언론에서 난리가 났는데도
경찰에서 조용히 있어요.
그러다 보니 억측과 소문이 난무하는데요.

저도 경찰 생활을 32년 했기 때문에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핵심이 뭐냐면
경찰에서 이 사건의 성격 규정을 못 하고 있는거에요.

바로 "사고냐 사건이냐" 에요.

"사건"이 되어야 강제수사가 가능하고 소환조사와 압수 수색이 빠르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근데 지금 "사건"인지 "사고"인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에요.

이 경우 경찰이 취할 수 있는 스탠스가 애매합니다.

그래서 경찰은 입을 봉하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이제는 그래선 안됩니다.



김윤희:

맞습니다. 확보된 증거와 조사 과정을 중간 중간 국민들에게 브리핑 해줘야 합니다.



김복준: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건, 국민들이 크게 궁금증을 느끼는 사건의 경우,
국민은 "주인"이기 때문에 경찰은 "공복"의 입장에서 궁금증을 해소시켜 줘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항목을 제외하고, 포괄적인 조사 과정은 국민들에게 수시로 브리핑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억측만 증폭되고 엉뚱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욕 먹을 각오로 말씀드립니다.

손정민 군 아버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혹이 있으면 경찰과 협의하셔야지, 자꾸 언론에 나와서 모든 건을 낱낱이 말씀하시고 방송 출연 하시는 것은 궁극적으로 경찰 도와주시는 것 아닙니다.

자식 잃은 심정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제 하실 만큼 하셨습니다. 아버님이 제기하신 의혹들은 충분히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그런데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잖습니까?
앞으로 경찰과 협조해서 수사 방향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