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1871~1900년> - 모네와 마네, 졸라, 에펠, 드뷔시와 친구들

메리 매콜리프(지은이)  /. 최애리(옮김)

온 나라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들떠있는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 그 분 소설은 읽어본게 없고 관심도 없었던 터라,

마치 이전부터 좀 알았다는 듯이, 수상을 축하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저 분위기에 편승해서 찬양하는건 하지 않으려 합니다. 너무 가식적인거 같아서요.

나중에 혹시라도 관심이 생겨서 읽어보게 된다면, 남이 판단하는게 아닌, 제가 직접 읽고 판단하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도 워낙 안좋아하고요..

어쨌든 축하드립니다.

오늘 언급할 책을 읽게 된 동기를 잠깐 언급하자면, 소제목에도 나와있듯, '마네, 모네, 드뷔시' 등의 이름이 일단 끌렸습니다.

흔히 말하는 '인상파(주의) 화가' 의 대표적인 인물 두 명인 마네, 모네가 보이고, 또한 클래식 음악에서 '인상주의 음악의 창시자' 로 통하는 드뷔시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0대 후반에 드뷔시의 음악에 열광했던 사람이었거든요.

또한, 책 제목에서 '벨 에포크' 라는 단어도 보이죠.. 프랑스 역사를 기본적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눈에 들어오는 단어입니다. '좋은 시절' 이라는 뜻이죠..

제 1차 세계대전 이라는 파국에 치닫기 전, 여러 방면에서 호시절이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계속 경제가 호황이었다거나 그런건 아닙니다.

이 책은 <파리의 예술가들> 이라는 주제로 한 4부작 중 하나입니다.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그와 관련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이끌고 간 프랑스의 문화적 풍요로움의 전개과정을 다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구체적으로 1871년부터 1900년 입니다.

'1871' 이라는 숫자를 보면, 바로 떠오르는게 '파리코뮌' 이라는 사태죠..

나폴레옹 3세가 무모하게도 이미 굉장한 힘을 키운 강국인 프로이센을 얕보다가 무참히 깨졌고, 알자스-로렌 지방도 빼앗기고, 군대 점령 및 막대한 배상금 등의 치욕을 겪던 와중에, 파리 시민과 정부간 내전을 벌이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 책은 공간적으로는 프랑스 파리를, 시간적으로는 1871년 파리코뮌 사태를 기준으로 시작되어 전개됩니다.

그러면서 그 시대의 정치, 사회, 에술과 문화사를 중심으로 서술됩니다.

등장인물도, 우리가 대부분 들어봤을 유명한 인물들이 총출동 합니다.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드가, 세잔, 로댕, 에펠, 클레망소, 헨리 제임스 등등.....정치인, 문학가, 비평가, 미술가, 건축가, 음악가 등 다채롭습니다.

500쪽이 넘는 책인지라, 기본적으로 끝까지 읽는거 자체가 꽤나 지구력을 요하긴 하나, 서술이 굉장히 '종횡무진' 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진행됩니다.

연대기별로 1장부터 28장까지 이어지면서도, 씨줄과 날줄이 끊임없이 교차되는 듯한, 그래서 상당히 문학적인 역사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긴장감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으며, 평이한 서술입니다.

당시의 유럽사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있으면 술술 넘어갑니다.

번역자도 번역 많이 하시는 분인데, 깔끔하게 번역하셔서 좋네요.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서양사, 예술사회사에 관심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언급했듯, 이 책은 시리즈로서 1900년 이후를 다룬 책들도 3권 더 번역되어 나온 상태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들도 읽게 될거 같고, 읽고나서 간략하게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