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 노벨상 수상발표와 같은시기에

톨스토이문학상 해외문학상 수상으로 

다시 유명해진 소설.

1

번역 얘기부터 해야겠는데,

번역자가 자궁을 "포궁"으로 번역해놓음.

전에 '82년생 김지영'은 처음부터 무슨책인지 알고나 읽었지,

이번엔 무심하게 잘 읽기시작하다가 

90페이지쯤 저 한국 꼴페미어에 느닷없이 기습당하는 바람에

나머지 500여 페이지를 찝찝함속에서 읽었네요.

책 전체가 오염된 느낌과 함께,

불쾌한 의도를갖고 번역된 내용이 있진 않을까, 저런류 단어가 또 등장하진 않을까, 나머지 읽는내내 신경쓰이더라구요. 

실제로 160페이지쯤에 저 "포궁" 또 튀어나옴.

읽는 며칠동안의 찝찝함과 함께

마지막장 덮었을때 온전하게 느꼈어야할 독자들의 감동을 어그러뜨린 번역자님, 본인이 뭔짓을 했는지 부디 깨달으시길.

작가가 함께 컨펌했다면 뭐..총체적 노답.

+ 번역 특이사항으로 '그, 그녀'를 '그'로 통일한게 있어요.

그래서 외국인 인물이 첫등장할때 이름만으로 성별구분이 안된다거나, 남녀간 장면에서 누굴 지칭하는지 순간적으로 헷갈릴수도 있음.

2

소설 자체론

다섯권 열권짜리 대하소설이 주는 분량의감동?은 좀 덜하지만, 꽤 좋은 대하소설이었다고 생각해요.

1918년 일제강점기 초반부터 1965년 박정희 독재 초반까지 근현대 한국사 가장 암담한 시기동안

주요 인물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는 궤적을 

때론 자세하게, 때론 한두문장으로 압축하면서 보여줌.

3

읽기전엔 제목도 그렇고 막연히 독립운동이 메인이겠거니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사람의 본질적인(타고났으며 바뀌지않는)기질들에에 대한 보편적인 얘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기질들이 특정 시대상황-혹은 다른인물에 의해 드러나고 자각되고 얽히고설키고 부딪히고 싸우고 화해하기도 하는 얘기.

이렇게 이 소설은 인물들 각자가 타고난 기질에 집중하고 등장하는 시대상 자체는 압도적 의미를 갖진 않기때문에

한국 대하소설이 많이 주는(특히 구한말~한국정쟁 배경) 질펀하고 찐득하고 한 많은 특유의 정서를 느끼기보단, 어느순간 외국고전 대하소설같단? 생각도 함.

4

며칠 찝찝함 속에서 읽은 이 소설은 이정도로 끝내고, 다음은 '소년이 온다'.

몇년전에 볼까말까하다가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단 중평에 읽기 꺼려왔던 소설인데, 숙제하는 기분으로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