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직도 러시아와 공산주의를 연결짓는 사람이 있는데...

전혀 아니고 현 러시아는 오히려 극우적 국가에 가깝죠. 푸틴의 정신적 스승인 알렉산드로 두긴도 전형적인 극우 사상가였고요.

푸틴이 등장했을때 러시아는 과거를 거슬러가서 소련을 건너뛰고 다시 러시아제국으로 돌아갔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암튼 푸틴의 역사관에 의하면 우크라이나는 레닌과 볼세비키가 만들어낸 허상이니 당연히 우크라이나. 벨로루시는 러시아가 합병해야 할 대상이고...

궁극적으로는 과거 러시아제국의 고토(발트3국.핀란드. 코카서스. 폴란드 동부등)를 회복 내지 영향권에 두는것이 현 러시아의 운명 내지 과제라고 설정합니다.

벨로루시의 독재자 루카센코와는 그럭저럭 이야기가 통했는데, 우크라이나는 아니였죠. 그리고 덩치 큰 우크라이나가 빠지면 러시아제국의 꿈도 이룰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거대한 떡밥이 2008년 투하됩니다. 우크라이나와 조지아가 나토가입요청시 환영한다는 나토성명이 발표된것이죠. (조지부시의 의중)

이에 고무된 조지아가 군사행동을 시작합니다. 조지아에는 남오세티아라고 오세트인주민이 다수인 친러 자치지역이 있었는데 거기를 공격한겁니다.

이를 빌미로 즉시 군사행동에 나선 푸틴은 조지아를 박살내고, 조지아의 압하지아 지방까지 사실상 독립시키죠. 

△ 베이징올림픽 개막식때 조지아를 침공했음을 부시에게 통보하는 푸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도 베이징올림픽(동계)직후 이루어졌던것을 보면...흠..

미국과 나토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전쟁이 5일만에 끝나기도 했고...

곧이어 오바마가 집권하면서 외부적으로 일단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갑니다. 오바마는 굳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킬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후 집권한 트럼프는 말할것도 없고요. 

그러나 나토와 EU 가입 여부는 우크라이나 정계나 국민들을 동서로 나누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막을려면 나토가입이 필요하다. VS 나토 가입 움직임은 러시아의 침공을 유발할것이다.

번영을 위해 EU에 가입해야 한다. VS EU에서 가입시켜 주겠냐. 러시아랑 경제협력을 하자. 

2010년 온건한 친서방인 유센코 대통령이 물러나고 친러 야누코비치가 대통령에 취임합니다.

야누코비치는 친러(민족적으로도 러시아계)이기는 했지만, 러시아에 너무 붙으면 반발이 심하니...초기 적당히 거리를 두는 스탠스를 취합니다.

그러던중 경제위기로 인해 차관이 필요해졌고, EU는 150억달러(경제. 정치 개혁조치 필수)를 제시했고 러시아는 200억달러의 차관을 제시합니다. 

금리나 여러 경제적 조건에서 러시아쪽이 좋았지만, 정치적 조건으로 유라시아 경제협의체 가입이 붙어있었습니다. (이는 EU가입 포기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죠.)

야누코비치는 후자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부정부패와 경제위기로 가뜩이나 인기가 없던 야누코비치에게 이건 민심 폭발의 트리거로 작동했고....

그렇게 일명 유로마이단이 터지고 야누코비치는 러시아로 망명을 떠납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즉시 러시아계가 과반수인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러시아에 편입시키죠. 그리고 역시 러시아계가 반수인 돈바스지역에서 내전을 일으킵니다. 이때 오바마는 큰 액션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단 민스크협정을 통해 일단 사태를 동결시키죠. 

유로마이단이후 올리가르히 출신인 강경 친서방 포로센코가 대통령이 되는데, 그는 임기후반 헌법개정을 통해 EU와 나토가입을 헌법에 적시합니다.

이제 러시아와는 완전히 갈라서겠다는 선언이였죠. 

그러나 포로센코도 부정부패로 인기가 없었고 2019년 반부패를 내세운 코메디언 출신인 젤렌스키에게 재선에서 패배합니다.

가끔 러뽕들이 젤렌스키를 반데라에 묶어서 무슨 나치니 뭐니 비난하는데...젤렌스키는 사실 유대계에...이념적으로도 사민주의자쪽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암튼 젤렌스키도 친서방 성향의 정치인이였고...미국서도 2021년 친러적 성향인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고 민주당의 바이든이 집권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 푸틴이 전쟁을 결심했다고 봅니다. 

1년여간은 준비기간이였죠. 

그렇게 러시아는 2022년 2월 24일 전면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 전쟁은 2년 6개월을 넘어...현재까지 이르고 있죠.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사실 이 씨앗은 소련의 붕괴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91년 초기만 해도 우크라이나인은 연방탈퇴에 대해서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소련의 쿠데타와 이어진 혼란은 여론을 급격히 독립 찬성(92% 찬성)으로 기울게 만들었고...

엘친의 정치적 욕심(소련 해체. 고르바쵸프 실각)등이 맞물려서 독립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30년에 걸쳐 내부적 갈등과 혼란...그리고 서방과 러시아의 줄다리기 싸움의 최전선이 되어버리죠.

그리고 비교적 친서방인 옐친 치하의 러시아는 더 개판이였습니다. 남깡여창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경제는 나락으로 갔고, 모든 부는 일명 올리가르히라는 재벌들이 독차지하게 되었죠.

사회는 마피아로 들끓었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 서방은 뭐하나 도와주는건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소련인민들은 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반서방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잘사는 민주주의 사회로 동경하는 이들도 많았죠.

이렇게 악몽같은 90년대가 지나면서...러시아에는 피해의식과 반서방적 감정이 뿌리깊게 박히게 됩니다. 

그리고 00년이 되면서 푸틴이 등장하고, 어쨌든 사회는 안정되고 원유값도 오르면서 러시아 경제도 어느정도 회복됩니다. 

여기에 강한 러시아에는 강한 지도자 푸틴이라는 프로파간다는......그가 독재자로써 사실상 영구집권할수 있는 토대가 되어 주었습니다. 

동시에 러시아가 수십만의 사상자를 내면서도 전쟁을 계속 할수 있는 원동력이 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