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게다가 국제유가, 구리, 원자재도 상승 중이다.

1.

현재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 중이라는 것은

인플레가 올 가능성이 높다고 시장은 판단한 것이고

이것은 결국 금리인상을 촉발한다고 보는 것이다.

2.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이것은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뜻이고.

국가는 시장에서 최소한의 역할만을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는 이미 18세기에 에덤스미스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대공황 이후 사람들은 두 가지를 깨닫게 된다.

첫째는 시장자율에 너무 맡기면 버블이 만들진다는 것

둘째는 위기상황에서 국가는 적극적 대응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이때부터 자유시장에서도 필요에 따라 국가가 제한적으로 개입하게 하는 것을 일부 용인했다.

이것을 '통화/재정'이라 한다.

'통화'는 중앙은행이

'재정'은 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컨트롤한다면.

정부는 '재정'정책을 통해 인프라 구축, 복지예산 등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재정을 투입한다.

코로나 팬더믹 위기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저금리/양적완화 등의 '통화'정책을

정부는 재난 지원금 등의 '재정' 집행을 추진했다.

(정부 재정지출이 과도하면 포퓰리즘 정치로 흐를 수 있음)

이로인해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게 되었다.

3.

이렇듯 현재 저금리 유동성을 만든 건 바로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재정의 결과이다.

코로나 펀치로 경제가 급소를 맞고

증시, 유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고꾸라지자

정부와 중앙은행은 즉각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저금리 유동성으로 소비침체를 막아보려 했지만, 그 유동성은 소비가 아니라 오히려 안전 자산물로 향했다.

코로나 초반엔 주식은 급락하고,

장기국채, 달러, 금이 선호된 이유다.

그러나 코로나로 촉발된 디지털 수요가 상황을 반전 시켰다. 안전자산에서 금융/위험자산물로 돈이 이동한 것이다.

4.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2년에 걸쳐 일어날 디지털전환이 코로나로 인해 단 2개월만에 모두 일어났다고 했다.

소위 언텍트(Untact, 비접촉)라고 불리우는 시장수요와 함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시대의 화두가 되어 산업전반을 뒤흔들었다.

새로운 수요와 그에 대한 투자 그리고 소비는

새로운 마켓과 섹터를 형성했고 이에 대해 위험자산인 증시는 즉각 반응하며 환호했다.

코로나 초반 장기국채, 달러, 금 등의 안전자산에서

코로나 중후반엔 주요국들의 증시로 유동성이 움직인 것이다.

특히 디지털 수요에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국가들인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독일 등의 증시 회복이 가팔랐다. (물론 달러약세에 따라 4차산업 관련 공장이 있는 개도국에도 자금이 흘러갔다.)

그리고 이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며

코로나 팬더믹의 출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과연 세계는

코로나 이전으로 왁벽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산업 페러다임도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인가?

코로나는 우리 삶과 경제 전반에 어떤 것을 남겼는가?

5.

백신접종이 시작되며

꽁꽁 얼어있던 소비 심리도 살아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 내수 활성화가 일어나고

내수 활성화는 통화량 증가를 가져온다.

통화량 증가는 인플레(물가상승)를 유발하고,

인플레가 지속될 경우 물가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인상'을 검토하게 된다.

이게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많은 증시 참여자들이 장기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보며 놀라는 이유가 바로 인플레 압력으로 인해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라고 보는 이유에서다.

이 통화정책의 전세계 수장격인 연준의 파월 의장은

"걱정마세요. 물가상승률 2%수준이 지속되지 않는한 금리 안올립니다." 라고 시장 참여자들을 달랬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보복소비로 인플레가 예상되는데, 바이든 행정부의 1조 9000억 달러 (약 2140조원) 슈퍼 부양책이 통과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6.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선 이러한 유동성은 증시 호재였다. 사람들은 지갑을 닫고 오히려 투자를 했기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되는 상황에선 이러한 유동성은

증시에 악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수가 활성화 되고 실물경기 개선되면

시장은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되고, 이것은 안전자산인 장기국채 매력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때문에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금리가 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슈퍼 부양책 통과로 정부는 빚을 더 내야하고

빚을 내면서 국채를 발행하게 되며 국채공급을 늘리게 되는데. 국채 공급이 수요보다 더 늘어나면 국채가격이 또 하락하여 장기국채 금리 상승압력을 계속해서 주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위험한 고평가 주식종목들 보다

새로 발행된 높은 금리의 국채나 높은 금리의 다른 투자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되므로 성장주 중심으로 하락하는 모양새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7.

앞서 살펴본대로

시장은 다음을 예상하고 있다.

보복소비 > 경기 회복 > 슈퍼 부양책/유동성

> 인플레 압력 > 국채 금리 상승 > 금리인상

하지만 여기에 대해 연준은

꾸준한 경기 활성화로 인해 인플레가 지속

되어야만 금리를 인상한다고 시장을 달래고 있다.

그리고 꾸준한 경기 활성화와 인플레 지속은

결국 투자, 고용, 소비가 살아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종식 후 실제 투자, 고용, 소비가 살아나서 중장기적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살아날 것인가?

금리가 단기간 오르내리는 것 보다

이 질문에 대해 답하는 게 더 큰 맥락을 짚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8.

결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다.

코로나 때문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풀린 유동성은 증시, 비트코인 등의 금융자산물로 향했고 거기서 몸집을 키워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코로나 종식으로 경제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유동성들 때문에

저금리를 유지할 경우 하이퍼 인플레가 올 수도 있다.

이는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중앙은행에서는 이를 컨트롤 하기 위해

결국엔 점진적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혹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라는 아이디어를 쓸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가 금리인상을 하게되면

위기가 올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시나리오는

대략 다음과 같다.

보복소비 > 경기 회복 > 슈퍼 부양책/유동성

> 인플레 압력 > 장기 국채 금리 상승

> 경기회복/인플레 지속 > 금리인상 단행

> 투자수요 감소 > 증시 하락

> 금리인상에 따른 한계기업/한계가구 타격

> 경제 타격(기타 달러강세>환율상승> 증시부담 등)

그런데 금리가 인상되면 정말 위기가 올까?

9.

우리는 '금리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유는 과거 '금리인상'으로 경제위기를 체험했기 때문.

98년 외환위기와 08년 금융위기 당시 그렇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는 외환유출을 막기 위해 급격하게 인상한 탓에 기업/민간 할 것 없이 피해와 규모가 컸다.

30대 기업중에 무려 16개 기업이 무너졌다.

그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어 버렸다.

그런데.

그 당시 금리인상과 현재 금리인상은 조금 결이 다르다.

'외화유출'로 금리인상되는 게 아니라

'경기회복', 혹은 '호황'이 지속되었을 때

금리가 올라가는 것이다.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금리가 인상되면 정말 위기가 올까?

10.

현재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진행되면

당연하게도 단기적으론 시장에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

코로나 카운터 펀치로 급소 맞고 쓰러진 사람에게

저금리 몰핀을 여러개 꽂아 놓고 버티게 했는데,

몸상태가 조금씩 호전되는 걸 보고 그 주삿바늘 하나씩 빼면 환자는 발작하게 되는 것이다.(지금처럼)

그러면 의사(Fed)는 몰핀을 다시 꼽기도 할 것이고

상황을 지켜보며 호전되면 다른 주사를 또 거둬들일 것이다.(양적완화 규모를 늘리거나 YCC, OT까지 고려할수도)

결국 현재시점에서 진짜 금리인상이 단행된다는 것은

환자가 병원에서 퇴원할 만큼 경제 정상화가 이루어졌다는 방증인 것이다.

11.

과거 위기 상황이라고 잔뜩 움츠려 있었을 때 오히려 증시는 상승한 사례가 있는데

바로 2차 세계대전 이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수품 제작/조달 등 민간부분의 생산과 투자/고용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경제 호황을 만들어 냈다.

또한 산업혁명의 기술을 실전에 투입해서 더 큰 기술진보를 가져 왔고, 전쟁 이후 이 기술을 산업에 적용해서 대중 소비를 이끌어냈다.

1945년 정쟁이 끝날 당시 FOMC는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시장은 조정을 받았으나 이후 12년 가량 경제 호황과 증시상승을 경험하게 된다.

12.

마지막으로 질문을 던져본다.

금리가 인상되면 정말 위기가 올까?

확실한건 금리가 조금씩 오를때 마다

시장은 크게 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하락 시그널로 볼 것인가.

조정으로 볼 것인가.

이것에 대한 진짜 답은 결국

통화나 재정을 보고 판단할 게 아니라

시장이 진짜로 회복 될 것인가를 봐야한다.

그리고 그 시장이 진짜로 회복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은

현재 새롭게 태생하고 있는 디지털 산업들이

(반도체, 베터리, 전기차,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등)

진짜인가 허구인가를 제대로 봐야한다고 판단한다.

이 산업들이 추구하는 비전이 실제로 시장에 팔린다면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그림으로 갈 것으로 판단한다.

이 산업들이 추구하는 비전이 시장에 팔리지 않는다면

IT버블과 같은 그림으로 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참고로 G10국가들은

누구보다 빨리 디지털화 된 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경쟁중이고 거기에 재원을 쏟아 붓고 있는 형국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너무 길어져서 짧게 마친다.

13.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장에선

너도나도 모두가 투자자가 된다.

하지만 경기가 하방압력을 받고 떨어지게 되면

너도 나도 이 시장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대다수는 이런 장을 '폭락' 혹은 '불황'으로 바라본다.

반면, 투자자는 '조정' 혹은 '기회'로 바라본다.

자본시장을 바라볼 때 폭락/불황으로 시장을 두려워하며 마주하기 보다 조정/기회로 마주하는 투자자가 많아지길 바란다.

PS.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시장은 예측보다 대응의 영역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언급하는 의견과 아이디어는 다양한 옵션 중

하나의 시나리오로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 유념하세요.

고맙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글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