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가리가 깨져서 무주택으로 살다가 올 초에 유주택자가 되었네요. 제가 신고가로 집을 샀는데.. 1년도 채 안된 사이에 1억이 넘게 올랐습니다.
이게 뭐지 싶은 찰나에... 최근에 주변에서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하냐고 물어보는 직장 동료들이 많았습니다.
그 분들은 대부분 제가 매수했던 시기에 지금이 고점이라고... 영끌하는 저를 안쓰럽게. 불안한 눈으로 쳐다보셨던 분들이었거든요.
저는 올해 6월이 되기전이 막차다라는 부포 말을 믿어보기로 했던 상태였구요.
최근에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저한테 물어보는데... 사실 저한테 묻지 말라고 해주긴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투자 인사이트가 깊은 사람이라면 올해 샀겠냐고..ㅜㅜ 문정부 들어서 규제하자마자 영끌을 했어야지...
그렇게 샀던 분들에게 물어보라고 해도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아마 비슷한 처지에 비슷한 영끌을 하는 사람의 소회가 궁금한가 봅니다.
잠도 안오는 이 밤을 빌어
과거엔 어떤 생각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어떤 생각이 드는지... 적어봅니다.
집 값이 떨어지면 어떡해? 영끌 해놓고 무섭지 않아???
네... 안무섭던데요...
내 등 비빌 집하난 생긴 안도감. 와이프가 마음껏 인테리어하고 집안을 꾸미는데 뿌듯함. 안정감.. 행복감이 금리 인상 협박과 집값 하방 압력을 상쇄합니다 ㅎ
저도 저게 집 사기 전에 가장 고민이었어요. 내가 샀는데 꼭지면 어떡해? ㅠ 븅신 인증이잖아... 이런 고민말이죠.
집 사기 전에 냉정하게 제가 사려는 집과 비슷한 가격대에 수도권 여러 지역의 가격을 20년 전부터 조사해서 엑셀로 만들고 와이프랑 봤어요.
결론은?
실제 집값이 떨어진 시기는 몇년이 채 안되었어요.
응? 뉴스에서는 맨날 집값 고점이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표로 만들어 놓고 보니 내가 선동당했구나 라는 생각이 쎄하게 왔어요.
그리고 실제 폭락시기에 얼마나 빠졌나 봤는데... 15억 미만 집에서 폭락이라고 해봐야 1~1.5억 수준이었어요.
1억.. 비싼돈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얼마 안되는 돈이긴해요.
요새 차 한대 사면 얼만가요? 두 부부가 휴가때 해외여행 한번 갓다오면 몇백 ~ 천만원 깨지는거 일도 아니죠. 와이프 명품 빽하나 사주면 그것도 몇백 깨집니다. 힐링 한답시고 호캉스 . 풀빌라 이딴거 다니는거 3~4년 모아보면 1억 안될거 같으신가요??
요새 어지간한 사람 연봉 3~4천 우습죠. 즉 두 부부면 연소득 5000정도 우습고 뼈빠지게 모으면 1~3년이면 모으는 돈일 수도 있어요.
즉, 집값이 폭락한다 쳐도 까짓거 3-4년 나 죽었다 생각하자고 맘 먹으면 편해지더군요.
걍 코인이나 주식했다가 1억 꼴아 박았다고 생각하면 될일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집을 매수하다보니 .... 1억? ㅋㅋㅋㅋ
취득세 세금만 5천만원 나왔어요.
이사비용은요? 인테리어 비용은 요새 자재값 올라서 작년엔 똑같은 인터리어 1천만원 들었다면 지금은 2~3천 가볍게 깨져요.
1~2억은 실제 집을 사고 유지하는 등을 생각하면 조족지혈일 수 있어요.
내가 쓰고 살던 집이 1억 떨어지는건 무섭고 매수시 국가에 뜯기는 취득세. 양도소득세는 안무섭나요?
아마 집 가지신 분들은 다 이해하실 것이라고 봅니다.
최근에 집 사려고 고민하는 사람이 물어보길래
"솔직히 저점은 아니잖아.. 정부가 삽질하는거 보면 더 오를 수 도 있어보이는데. 사람일이 모르는 거라 지금이 좋은 시점인지 모르겠어.. 많은 전문가들도 예측하기 어렵대. 그래도 실거주면 1채 사는건 괜찮아"
라고 했더니
"샀다가 떨어지면 어떡해?" 라고 묻더군요
"음.. 떨어질 수도 있는데. 내가 계산해보니 1~2억이야. 까짓거 1~2억 떨어져도 괜찮아 하고 사면돼. 나도 그렇게 샀어" 라고 제가 말하자..
"허.. 1억이면 얼마나 큰 돈인데.. 너 돈 많니? 그돈 손해보면 절대 안되지"
".... 음.. 손해를 하나도 보기 싫으면 아무것도 하기 어려울텐데.." 말 해 놓고도 괜히 조언했다가 나중에 타박들을까봐 말을 줄였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좋은 기회를 다 놓쳐놓고 이제와서 손해보기 싫다는건 너무 놀부 심보 아닐까요.
저도 지금까지 정부를 믿은 죄. 부동산에 관심을 안가졌던 죄가 있으니 약간의 하락위험성은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샀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영끌해놓고 걱정되냐?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가 사실 대출 규제를 아주 착실히 잘 해줘서 ... 전체 집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작아요..
예전에 80% 대출해줬단 말이죠. 그 말은 이 집의 변기만 내꺼다 이말입니다.
근데 지금은 집값의 4~50% 정도에요. 적어도 거실과 안방이 내꺼다 이거죠.
집값 하락? 대출금리 인상?
글쎄요.. 이게 걱정되는게 아니고.. 요새 말라붙어가는 경기로 인해서 제 직장이 젤 불안합니다 ㅠㅠ
가장 황당한 뉴스가 "대출 금리 인상... 영끌족들은 잠 못 이룬다" 뭐 이런 기사에요.
ㅋㅋㅋㅋ... 할말이 없습니다.
이번에 대출을 이빠이 받아두고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변동금리로 받았습니다.
최근에 금리가 많이 올랐는데.. 실제 원리금 엄청 오를것 같으세요??
거의 변동이 없어요.
그도 그럴것이... 변동금리는 코픽스 기준으로 연동되는데 아직 예금 이자가 크지 않아서 대출금리차가 크지 않아요.
원리금상환 차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만약 지금보다 금리가 3~4프로 더 오른다고해도 감당할 수준이긴합니다.
아니.. 감당할 수준까지 밖에 안빌려줘요 ㅋㅋㅋ DTI DSR 때문에요....
저도 앞으로 금리 오른다는 이 시점에 영끌하는게 맞을까 엄청 고민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겪어보니... 이것도 선동이에요..
오히려 이자 상승을 크리티컬하게 맞는 사람이 누구일 것 같습니까? 영끌족??
아니죠. 뒤 늦게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신규가 제일 큰 피해를 입습니다.
그분은 그대로 상승한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하니까요...
영끌족이 이자 오른다고 집 팔것 같아요? 차라리 외식한번 쇼핑한번 안하면 되는거에요.
걱정은 됩니다.
아.. 이자 오르면 은행만 배부르고 자영업은 다 뒤지겠구나.... 경기가 더 안좋아지겠구나 ㅠ 하고 말이죠. 이렇게 마인드가 바뀌더라구요.
또 소소하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뽐뿌를 하면서 몇백원 몇천원 싼 물건을 필요 없이 사거나 지르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신용카드도 캐쉬백되는거 빼고 다 없앴습니다.
집을 사면서 국가에 취등록세로 몇천만원을 뜯겨보니.. 그리고 그 세금으로 재난지원금이니 뭐니 퍼주고. 정작 저는 한푼도 못받았을 때 느꼈습니다.
내가 신용카드 체리피커. 물건 싼거 찾아다니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 하고요.
저 거대한 정부는 간단히 세율 몇프로 올려서 제가 그동안 모은 돈을 한번에 뜯어가는걸요...
차라리 아무것도 안사는게 답입니다. 필요한걸 걍 필요한 시점에 비싸게 사는게 오히려 돈이 적게 들더군요.
지마켓 옥션 스마일 클럽. 뭐 11번가 아마존이니 뭐니 싸게 살 수 있는 모든 회원은 다 탈퇴했습니다.
모든 물건은 오프라인이나 마트. 또는 인터넷 적당히 뒤져서 걍 삽니다.
더이상 싸게 사려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고민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재테크나 주식, 경제 뉴스를 보는데 활용하고 정부 정책을 공부하는데 쓰는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SNS는 더 이상 하지 않습니다. 그걸 보며 힐링할 시간에 경제 뉴스를 찾아보고 경제 유투브를 하나 더보거나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역사책을 보는게 낫습니다.
병원이나 미용실을 갈때에도 어디가 싼지 여기저기 둘러보고 하지 않습니다.
전문가 말을 믿고 적당히 대화 나눠봐서 성실해보이면 걍 합니다.
어차피 이 몇만원 몇십만원 몇백만원은 제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미 몇 억짜리 계약에 몇 천만원짜리 세금을 두드려 맞아본 자에게 ... 그런건 의미 없는 발버둥이더군요.
그냥 집 가까운 곳 괜찮은 병원에서 진료받으면 무조건 평타는 갑니다.
와이프도 생활이 달라졌습니다.
이젠 옷을 안삽니다. 구두도 1년째 안삽니다. 명품백은 결혼 예물로 사준거 1개로 끝입니다.
집을 사보고 인테리어하면서 돈도 뜯겨보고 하니..
그깟 모든 것들이 다 여자들의 허영임을 깨달았습니다.
요새는 꼭 필요한 것들만 삽니다.
빚이 생기니 호캉스 이런거도 안봅니다.
단순히 돈을 모았을때는 100만원 짜리 호텔도 우스웠지만. 막상 집을 사고 빚을 지니 10만원짜리 모텔도 아깝습니다.
내집이 있는데 뭣하러 남의 집가서 돈을 씁니까?? 내집에서 쉬면 되는데..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리고 정부 정책과 뉴스를 읽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와서 들어보니 현실적으로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뉴스와. 날 위로하고 잠재우기 위한 힐링캠프용 뉴스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사실 내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뉴스는 재미없고 속상하고 우울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안봅니다.
나랑 다주택자랑 뭔상관이고 , 강남 집값이 뭔상관이며.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던지 말던지 무슨 상관인가요?
네.. 매우 상관이 깊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늘에서 거인에게 천둥을 치면 거인이 죽는게 아니고. 천둥에 맞은 거인이 떨군 살점에 제가 짓밟혀 뒤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거인에게 천둥이 치면 와!! 거인 죽어라! 하고 좋아할게 아니고... 와 ㅈ 될수도 있겠다하고 언능 피하고 거인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따라가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임대주택을 주겠다. 대출 만기를 연기해주겠다. 청년들에게 집을 싸게 공급하겠다. 지원금을 주겠다 등등
힐링캠프 같은 뉴스로 내가 본질을 못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결국 그들은 아프리카TV에서 보기 좋은 말과 눈요깃 거리를 던져주는 BJ와 다름이 없었고. 전 그들에게 투표권이라는 별풍선이나 쏴주는 존재였을 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은 저같은 사람의 투표권 별풍선을 이용해 더 큰 부를 쌓고 있었죠.
집 값이 올라도 우울하다. 이 말이 무주택자일 때는 정말 화나는 소리였습니다.
와... 가진 놈들이 더하네..
근데 막상 당해보니 알겠습니다.
부자가 뭔가요?
남들은 5억짜리 집 있을때. 내 5억짜리 집이 10억이 되어야 내가 부자가 된 것 아닌가요.
근데 죄다 10억이 되었는데 뭐가 부자죠? 다 똑같은데
아니 오히려 내가 그다음 이사 가야할 집은 10억에서 20억이 되었어요. 5억만 더 벌면 이사갈수 있는데 이제 벌어야 하는 돈이 10억이에요.
결국 부가 쌓이는건 내가 남들보다 더 상대적으로 많은 부를 쌓는 알파가 있어야 되는 것인데
개나소나 전국적으로 다 오르는 장에서는 승리자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부가 정말 유주택자를 잘 때려잡아서 집값이 하락하면??
내 것만 하락할까요?
내가 가려는 집도 하락하지 않을까요? 그럼 그 갭이 줄어드는 시점이 내가 이사를 갈 수 있고 평수를 늘릴수 있고 상급지로 갈 수 있는 기회 아닌가요?
보통 내가 이사 가려는 집은 더 평수가 넓거나, 더 상급지 이겠죠.
그럼 폭등할때는 내꺼보다 더 폭등하겠지만.. 떨어질때는 누가 더 떨어질까요. 상급지가 내 부동산 보다는 무조건 유리하겠죠.
매우 특별한 호재가 있지 않는 이상 과연 내가 소유한 부동산이 내가 가려는 상급지보다 더 치고 올라갈 수 있을까요?
그럼 지금 집 값이 고점이냐 아니냐, 떨어질까 오를까를 고민하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상급지로 가기위한 갭...
그 돈을 모으기 위해 직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고 더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하는게 맞는 걸까요.
주변에 보면 집을 빚내서 산 사람들은 더 열심히 회사생활을 합니다.
당장은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번 유주택자가 되어보니 그다음 스탭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어서이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겪으면 이런 결론에 이릅니다.
집값.. 지금이 고점일까요?
고점일수있죠.
그러면 집 사면 떨어지면 어떡해요? 전 손해보기 싫어요..
글쎄요... 떨어질 수 있죠.. 근데 미래의 집 값 떨어지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것을 지금 잃고 있다는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이제와서 집을 매수할까 고민하는 직장 동료에게
1억정도 손해볼 각오하면 쉽게 살수 있다고 조언했다가 혼났던 하루...
이런 생각이 들었던 하루입니다.
걍 실거주 1채는 주택시장에 내 자산을 연동시켜서 인플레헷지용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ㅜㅠ 얼마나 제가 소시민이고 서민인지 알게 되었달까요ㅠ 노예는 안되었다는 안도감으로 살고 있습니다 |
의식주 [ 衣食住 ]
입을(衣) 것, 먹을(食)것, 생활하는(住) 곳
생활하는곳이 주는 안정감이 정말 큰듯합니다. 내가 쉴수있는 나만의공간..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저를 보니 답답하네요 ㅠㅠ |
올 가을 지금부터 봄까지가 막차일 수도 있습니다. 금리 높아도 더 높아지고 대출이라도 더 나올때 실행하세요. 실거주면 후회는 없을 겁니다. 금리 올라서 물가 엄청 올라가고 자재값 인테리어비 배로 오르는 상황이라 실물 자산이 인플레이션 헷지 해줄껍니다. |
이런 정성글 무조건 추천입니다.. 사실 저는 배우자가 전혀 생각이 다르기도 하고, 집안 사정상 뭘 할 수 있는게 없었는데... 그래서 지금 시점에 더욱 더 아쉽더라구요. 다른 가능하신 분들은 빠르게 계획세워서 마련하셨음 좋겠네요. 좋은 선택 하신 것 같습니다. |
언제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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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익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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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회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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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연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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