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곳은 지바현 태평양 근해인 쓰리가사기 서핑 비치입니다. 본문은 조금 와전된 게 있는데, 저곳은 엄밀히 말하면 ‘똥물’은 아니고 현재 태풍 접근으로 인해 파고가 거칠어져 흙탕물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서핑 경기도 태풍 인접 영향으로 인해 하루 먼저 실시한 상황인데, 저곳은 태평양이 그대로 인접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일본의 ‘똥물’이 될 수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죠. 도쿄와 달리 하수 종말처리장이 모바라시에 있기도 하고…

다만 도쿄해(도쿄만)은 사정이 매우 다릅니다.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수영 종목 끝나고 난 뒤에 구토를 한 사진이 찍힌 이곳은 정말로 그냥 대놓고 ‘똥물’입니다. 말하자면 거대한 변기… 이유는 ▲오다이바를 위시로 하는 도쿄의 산업적 성장에 의한 환경오염, ▲하수철리시설의 노후화와 미처리 오수 방류를 외면하는 정부, ▲도쿄만 특유의 지리전 요건 때문입니다. 

원래 많은 물고기들이 잡혔던 도쿄해는 메이지유신 이후 도쿄항과 요코하마항을 개항하고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급속도로 성장을 시작하게 되는데, 1990년대 게이힌 공업지대가 발달함과 동시에 산업시설이 급속도로 팽창을 하게 되면서, 중점적으로 근교지역의 도시화가 진행되고 지역 인구의 폭발적 증가, 그로 인한 도시화의 과격한 발전으로 인해 온갖 환경오염이 발생하죠. 산업폐수와 생활하수, 쓰레기 매립 등이 이루어지고 이것을 무분별하게 바다에 방류를 하면서 심각한 도쿄만 오염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컨트롤해야 하는 오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이제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산업 발전으로 인한 도쿄만 오염의 트레이드마크는 단연 오다이바입니다. 관광 명소가된 이곳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발생하는 오수 문제가 심각합니다. 사실상 도쿄만은 내해라고 할 수 있는데, 가뜩이나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바다를 인공섬 개발한답시고 해안선 만쪽을 막아놓고 개발을 하다보니까 밀물과 썰물의 흐름이 더 좋지 않아져 오수가 빠지지 않고 악취가 심해지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곳은 미나토구(港区), 시나가와구(品川区), 고토구(江東区)에 위치해 있는데 거지 같은 하수처리 시스템과 맞물려 그야말로 슈퍼똥물이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업무지구로 용도를 변경한 것도 높은 가격의 고급 맨션에 입주한 사람들이 오수로 인한 불평불만이 많아지다 보니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되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 시간에 오수를 잔뜩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죠. 오죽하면 관광을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물 쪽으로는 가지 마라’고 말하고 해수욕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인공섬 개발을 한 베네치아와 똥물로는 견줘 비견할 자가 없을 정도라고 하죠.

이렇게 발생하는 오폐수를 정화라도 잘 해야하는데, 1932년도에 오픈한 시바우라 물재생센터를 위시한 하수처리 시스템이 낡고 노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인프라를 개선할 계획이나 혹은 예산이 없어 그냥 방치 상태에 있습니다. 일본은 근대화 이후 합류식하수도를 도입해 왔습니다. 도시 대부분이 연안지역의 평탄한 지형에 입지해 있고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한 불가피한 성격이었는데, 도입 처음에는 빗물과 오수를 함께 관리해 빠르게 제거하는 합류식하수도에 대한 장점은 매우 효율적이라고 평가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문제는 닌겐도모메의 욕심…1960년경부터 시작된 고도경제성장과 급속한 도시화의 전개로 인해 환경문제가 발생하는데, 산업단지와 공업단지에서 생산하는 오수들은 물론 도시화로 인해 몰려든 사람들이 생산하는 오수를 처리하지 못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자 시민사회에서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물론 1970년에 하수도법이 개정되어, 하수도의 목적에 ‘공공수역의 수질보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었지만 이것은 그냥 말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산업폐기물을 방류하고 오수를 쏟아 부은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아예 수십년이 지난 상황인 것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조금만 더 지나면 이 짓을 한 게 100년에 달할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나오는 수준입니다. 당연히 저 따위 법조항 추가 수준으로 개선될 문제가 아닙니다.

이 합류식하수도의 하수처리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폭우가 올 때, 비가 많이 올 때 일정용량 이상의 보관을 하지 못할 경우 우수에 희석된 하수를 우수토실이나 우수배수펌프장에서 공공수역으로 방류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즉 폭우로 인해 처리 한도를 넘기면 그냥 하수를 처리하지 않고 도쿄만으로 바다로 방류한다는 소리. 말하자면 ‘빗물 섞인 똥물’을 바다에 그냥 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바우라 물재생센터는 낡을 대로 낡아서 비만 왔다 하면 한계가 넘친다고 합니다. 결국 이로 인해 배출된 하수가 도쿄만으로 흘러들게 되고 지형상 이것이 고여 있으니 똥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거대한 변기…

 

 

이런 상황에서 도쿄만 특유의 지형적 문제로 인해 이게 계속 고여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이런 문제가 꾸준히 지적된 지 벌써 수십년. 전술한 바와 같이 1970년에 이미 하수도법이 개정되었으며 심지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 문제의 솔루션이 계속해서 요구되어 왔지만 인구 100만이 살고 있는 도시의 50%이상이 이 하수처리 방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은 십수년 째 제로성장을 하면서 인프라에 투자할 돈과 여력이 없는 상황인데, 도쿄올림픽을 치르느라 그나마 있는 돈도 다 써버렸기 때문에(여러 놈들이 올림픽 유치하고 해먹느라) 환부에 메스를 댈 수가 없습니다.

결국 이로 인해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을 말 그대로 자국에서 생산한 똥물을 보관한 변기에 밀어 넣고 있는 상황인 것이죠.

올림픽을 앞두고 이를 체크하기 위해 2년 전 8월 11일 오전 도쿄도 미나토구 오다이바 해상 공원에서 ‘오픈워터 테스트 수영대회’를 개최했는데, 이미 이곳에서 선수들이 물에서 나는 심한 악취와 화장실같은 냄새로 인해 힘들었고, 앞을 볼 수 없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화장실 같은'이 아니라 '진짜 화장실 물'이었다는 것은 이 선수들도 몰랐을 테죠. 그리고 이곳에서 트라이애슬론과 마라톤 수영이 열리게 됩니다. 우웩...

아베네 형이 해먹은 돈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골판지 침대 만들 돈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면 선수들이 똥물을 들이키고 구토를 하는 일은 없었을텐데…참 여러모로 최악의 올림픽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