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일본....공중파 예능 수준...jpg

하나부터 열 끝까지 설명하자면 또 논문이 되는지라…1990년대 중후반까지 일본의 방송이 공중파에서 대놓고 야한 방송을 한 이유는 역시 저간의 사정이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1940년대부터 메이저 방송사들(아사히신문, 요미우리, 산케이신문 등등)이 방송사업을 시작하면서 민영방송이 시작되었는데, 이 때 굳어진 ‘1국영(NHK), 다민영’이라는 틀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평양전쟁 이후 거품으로 시작된 고도 성장과 1억 명이 넘어가는 인구로 인해 아시아권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가장 많이 가지게 된 나라가 되었고 폭발적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해 광고 등의 시장을 유지해 나가야 하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1950년 방송허가 심의 규정이 새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민영방송의 개국도 너그럽게 허용하기도 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민영 방송은 시청률과 화제, 그리고 인기를 끌기 위해 많은 자극적인 것들을 도입했는데, 이것이 당시 태동하고 있던 성인비디오 시장, 즉 AV시장과 궤를 같이하며 성인에나 나올 법한 방송들이 민영방송을 통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일본 방송윤리 프로그램 향상기고(BPO)가 생기고 나서 심의 수준은 지속적으로 강해지기 시작했지만, 어쨌든 공영 방송이라 심의가 엄청나게 빡빡할 수밖에 없는 NHK와는 달리 선정성이나 폭력성 등에 대한 규제가 느슨했기 때문에 이러한 방송이 가능했던 것이죠. 지금에 와서는 심야 방송이 아니라면 이런 예능이 가능할 리가 없지만, 당시에는 황금시간대에 이런 방송들을 해 댔기 때문에 당연히 학부모들의 항의나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 등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화제성이 높은 방송들로 인한 광고수익이 적지 않게 발생하자 대부분의 민영 방송을 운영하고 있던 신문들이 이런 문제들을 부각시키지 않았고, 제작자나 애니메이션 제작자 등이 나서서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삼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성추행이나 서비스신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에 대한 영향이 크죠.

다만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더 이상 언론을 호도할 수 없던(?) 신문사들은, 결국 앞서 언급한 BPO의 기치 아래 자체적인 심의 관련 의결 기구를 모으게 되는데요. 이로 인해 약 200여개에 달하는 민영 방송사들의 자체적인 심의 관련 기구가 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기존보다는 성인용 콘텐츠에 대한 관련 심의가 더욱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심야 시간대에는 성인용 방송 수준의 음담패설이 오가는 방송들이 방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한편, 저기서 한 예로 나오는 ‘하얀 가부키 화장을 한 사람’이 나오는 저 방송은 일본의 국민 개그맨이라고 할 수 있는 시무라 켄을 슈퍼스타로 만든 ‘바보 영주’입니다. 저 본문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 시무라 켄이 영주로 나와서 그 날의 게스트(물론 거의 대부분 여자)를 맞이해 온갖 섹드립과 야한 농담으로 개그를 치는 코너입니다. 무려 80년대에 시작해서 지난해 시무라 켄이 코로나로 인해 사망하기 전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후지TV의 간판과도 같았던 방송이었다고 할 수 있죠. 다만 전성기 시절(심의 따윈 엿먹어라 하던 시절)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수위는 낮아졌지만, 저 개그맨의 전성기를 함께 한 프로그램이자 ‘일본의 정신 나갔던 수위를 자랑하던 시절의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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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1-09-26 03:57 조회 : 5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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