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단어에 대한 불쾌감도 차이가 있는 거죠.

그런데 자기가 그걸 모르니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하기 시작하면 곤란한 거고.

문제는 아예 그 단어 자체를 프레임에서 제외한 건데,

이런 식으로 제외하는 방식으로 가다가는

결국 폭발할 걸로 봅니다.

아무도 스피커가 되지 않으면 그냥 말을 포기하고 다른 방식을 찾을 테니까요.

지금 상황 돌아가는 걸 보면,

 - 숏컷에 대한 의심, 세월호 배지에 대한 벌레들의 공격 의도

 - SNS 털어 보자

 - 오조오억, 웅앵웅 발견(여기에서 반응이 갈리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 페미니스트라고 주장(벌레들은 확신하겠고, 상식적으로는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보겠죠.)

 - 메달 박탈 ㄱ소리하는 것도 등장

여기까지 시작은 벌레들이 했다고 보는데,

 - 논란을 다루면서 오조오억, 웅앵웅이 제외되고 숏컷-메달 박탈로 왜곡

 - 구경하던 2030 남자들 오조오억, 웅앵웅 왜 빼느냐 생각

 - 벌레들 이참에 ㄱ소리 지껄여 보자고 발악

이렇게 되고 있네요.

안산 선수가 그 단어를 사용한 것은 논란 정도는 될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적극적으로 어떤 사안에 페미를 자처하고 혐오적인 태도를 드러낸 것은 아니어서,

그 단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거였다고 봅니다.

보통은 "그런 단어를 왜 써. ㅉ 짜증나네."정도일 텐데,

경기 앞두고 성급하게 죽일 ㄴ처럼 몰아가니, 누가 같이 "저거 ㅆㄴ이네" 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시비를 건 이유는

어차피 벌레들은 논란을 즐기고,

이걸로 경기력에 타격도 좀 주려는 걸 테고,

아저씨들이 상대적으로 그냥 넘어가자고 하는 거는

단어를 잘 모르는 것 외에도,

올림픽 출전해서 경기 앞둔 선수고,

예전에 쓴 거고,

누군가에게 욕한 것이 아니며,

경기 끝나고 해명을 들어 보자는 거겠죠.

물론 세월호과 광주를 공격하려는 벌레들에 대한 반격도 있을 테고요.

이번 일은 벌레들도 있고, 벌레들을 무시하려는 마음도 있고,

상식적인 이의 제기도 있고(ㅅㅂ 페미 아냐? 기분 나쁜데), 몰상식한 주장(메달 박탈, 벌레들 말투도 쓰자)도 있는데,

미디어가 상식은 다루지 않고 몰상식만 다루는 것은, 그게 클릭수 장사에 돈이 되어서겠죠?

미디어는 그러더라도, 복합적인 상황이니 다층적으로 이해하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구경하다가 상황이 거지같이 왜곡되는 것을 보고 있는 2030 남자들이죠.

이들이 보기에 지금 상황은 단어 뜻, 인터넷 상의 분위기도 모르는 꼰대와 미디어들이

일방적으로 한쪽 입을 틀어막고 한쪽만 두둔하는 걸로 인식할 테니.

그리고 왜 오조오억과 웅앵웅을 숨기느냐라고 의심하게 되겠죠.

오조오억이나 웅앵웅에 대한 불쾌감은 벌레들만 느끼는 건 아니니까.

벌레들 주장처럼 안산 선수가 페미라고 해도 선수한테 불이익을 주는 건 ㄱ소리지만(뭘 근거로),

그런 단어를 쓴 것 자체는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실수나 잘못이었고 조심하겠다 정도로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의 제기 자체를 ㅁㅊㄴ 취급하고 있네요.

굳이 선수를 사상 검증해서 얻을 이익이 있나 생각하는 것 같으니, 이번 일은 이렇게 정리되겠지요 아마.

이번 일과 별개로 사회 전반에 페미와 관련해서 기울어진 상태가 지속되고

제대로 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두고두고 위험한 요소가 될 겁니다.

상식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면,

 - 페미와 벌레는 동류다. 물론 벌레들이 역사가 깊으니 악행이 훨씬 누적되어 있다.

 - 페미가 미디어와 여야 막론 정치권을 등에 업고 (벌레만 패면 좋은데)남자들을 다 패고 있다.

 - 2030 남자들의 불만은 당연한 거지만,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도, 분석도, 소통도 없다.(이용하려는 것들만 있고)

 - 벌레들의 해결 방식은 갈등만 유발할 뿐 다른 세대를 적으로 돌리고 있다.(벌레들에게는 별 상관 없겠지만.)

 - 2030 남자들의 스피커 부재로 인해 분노가 쌓이면 결국 폭발할 거다.(부동산 막차를 탄 40대에 대한 반감도 있고)

 - 2030 남자들이 멋모르고 참견하는 4050의 꼰대질에 불만이 많은 건 아는데, "야 우리도 맞고 있어."라고 하고 싶네요.

 - 4050이 다 남페미는 아닌데, 그런 것들이 지껄인 것만 미디어가 다루는 거.(근데 벌레들은 이걸 알아도 세대 갈등 조장하려고 일부러 무시하겠지.)

괜히 길어졌는데, 요약하자면,

 - 인터넷 혐오 용어는 정화되어야 마땅하고, 이의 제기는 정당하다.(물론 이번 사건에서 의도는 불순했지만.)

 - 그 과정에서 ㄱ소리는 씹어버리더라도, 혐오 단어에 대한 문제 의식은 공유해야 한다.

 - 4050 세대는 벌레들에 대한 혐오(물론 정당하지만) 때문에, 애써 나는 괜찮다고 하면서 2030 전체를 무시하지는 말자.

 - 벌레들아 괜히 빡치지 않았으면서 빡친 척하지 말자.(솔직히 벌레들 그거 굳이 뒤져서 찾았다고 좋아했지, 빡치진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