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칸은 1929년에 헝가리 엔니지어 테오도르 코바치(Theodor Kovacs)의 특허를 기반으로 한 피스톤 메커니즘을 도입하여 첫 만년필 모델인 m100을 출시했습니다. 이 메커니즘은 대용량의 잉크를 저장하면서도 안정적인 잉크 흐름을 유지해 당시 만년필 시장에 큰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펠리칸의 대표 제품군은 단연 Souverän 시리즈입니다.
위의 사진은 Souverän 시리즈 중에 보급형 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M200 시리즈입니다. 배럴에 새겨진 마블이 특징적인 제품으로, 모든 제품의 마블이 랜덤하게 제작됩니다. 그래서 문구 애호가들은 어쩌다 예쁜 마블이 새겨진 제품을 얻게 되면 그걸 두고 '뽑기운이 좋았다'고 말하곤 합니다. 실제로 이 마블의 매력을 활용한 마블 시리즈도 존재합니다. 아래는 펠리칸의 레드 마블 시리즈입니다.
위의 사진은 펠리칸의 상징과도 같은 M800 라인입니다. 더 올라가면 M1000도 있지만, M1000 시리즈의 제품들은 크기가 너무 큰 나머지 실사용이 불편한 경우가 종종 있어서, M800이 사실상 펠리칸의 제일 고급 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한 자루 가지고 있습니다.
펠리칸의 만년필을 한번 사용해 보면 어째서 사람들이 펠리칸을 좋게 평가하며, 긴 시간 필기에 적합한 '전투용'으로 분류하는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펠리칸의 필기감은 슴슴한 편에 가깝습니다. 아주 살짝 사각거리는 슴슴하고 적당한 필감이 오랜 시간, 피로하지 않게 필기하는 일을 도와줍니다. 피스톤 필러 방식이라 카트리지나 컨버터를 사용하는 다른 만년필보다 많은 양의 잉크를 저장해둘 수 있다는 것도 장시간 필기에 적합한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 필기량이 많은 분들의 경우 펠리칸을 한 번 들여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 서양제 만년필이라 일제 만년필보다 획이 굵게 나온다는 점은 유의하셔야 합니다. 보통의 공책에 한글을 적기에는 ef닙 정도가 적당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