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제품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라면 등 K푸드의 글로벌 인기로 인해 올해 1분기 국내 가공식품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늘어나며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17일 관세청에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공식품 수출액은 21억9000만달러(약 3조500억원)로 전년 동기(20억1000만달러) 대비 8.8%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곡물 및 곡분 제조품이 6억2000만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조제 식료품(4억3000만달러), 담배 및 제조담배 대용물(2억7000만달러), 음료·주류·식초(2억6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품목은 라면류(25.4%)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인삼가공품(23.8%), 김(8.3%), 커피조제품(6.6%), 쌀 가공품(2.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라면 수출은 세계적으로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확산하면서 주요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삼가공품은 신선식품인 인삼 수출 확대와 더불어 중국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의 규격 및 함량을 다양화하면서 수출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1분기 농식품과 농업 전후방산업을 포함한 '케이푸드 플러스(K-Food+)' 수출 누적액도 31억8000만달러(약 4조4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농식품(K-Food)은 24억8000만달러(약 3조4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으며, 농산업(스마트팜·농기자재·동물약품 등) 분야의 1분기 수출도 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권역별로는 미국과 일본, 중국이 수출 상위 1~3순위를 유지했다.
미국 수출 비중은 17.9%로 지난해(15.7%)보다 2.2%포인트 증가했지만 일본(13.5%)과 중국(12.9%)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1% 포인트 감소했다.
상위 세 나라에 대한 수출 집중률은 44.3%로 지난해 같은 기간(44.5%)보다는 소폭 감소하며 일부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수출액이 최고치를 새로 쓴 가운데 1분기 가공식품 수입액은 41억2000만달러(약 5조7300억원)로 전년 동기(41억8000만달러) 대비 1.3% 감소했다.
주요 수입 품목 중 조제 식료품이 6억7000만달러(약 9300억원)로 가장 높은 수입액을 기록했으며, 이어서 식용 유지(5억7000만달러), 조제사료(5억4000만달러), 채소 및 과실 조제품(3억9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수입 증가율이 높은 품목으로는 코코아 조제품이 38.8% 증가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다음으로는 낙농품(31.9%), 식용 유지(26.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이 많이 감소한 품목은 조제사료(-22.4%), 담배 및 제조담배 대용물(-21.5%), 당류(-11.7%) 등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1분기 기준 식품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3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였으며,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29만57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증가한 반면 음료제조업은 1만93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했다.
한편 식품산업 경기동향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경기전망지수는 96.1로 집계돼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낮은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경기전반 현황지수는 86.3으로 직전 분기(86.2)와 동일하게 기준선(100)을 하회했는데, 이는 경기 악화를 체감하는 업체가 여전히 많은 상황임을 시사한다.
2분기 경기전망지수 역시 96.1로 나타난 만큼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알코올, 수산식물, 발효주업, 조미식품 등 상당수 업종에서 2분기에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는 면류유사, 수산식물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에서 경기 악화를 체감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물가·금리·환율 상승 등 국제 정세 불안 등 외부 환경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2분기는 원재료 작황, 기후, 날씨 등 환경적 요인과 신제품 출시, 판로개척 같은 사업 확장 등의 요인에 힘입어 다수 업종에서 거래·소비 증가에 따른 경기 회복세 전환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