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등의 제작자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미국의 명문 영화학교 졸업식 연단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영화예술학교(School of Cinematic Arts) 졸업식에 연사로 초청받아 졸업생들 대상으로 강연했다고 연합뉴스가 17일 보도했다.
이 학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작자 조지 루커스 등 유명 영화인들을 다수 배출한 영화·예술계의 명문이다.
이날 도나 랭글리 NBC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 회장은 이 부회장을 연사로 소개하며 그가 '기생충'의 제작자로 5년 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을 언급, "예술의 위대한 대사(ambassador)이자 옹호자로 활동하며 국경과 대양을 가로질러 다리를 놓는 문화 연결자 역할을 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연설에서 "내 삶의 여정과 나를 이끌어준 가치들인 '겸손', '회복력', '자비심'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입학했을 때 동기의 절반 이상이 시골 출신이었으며, 수많은 과외를 받은 자신과 달리 그들이 자신만의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내가 매우 작게 느껴졌고 매우 겸손해졌으며, 더 열심히 노력하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여러 젊은 감독의 멘토가 돼 주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보고 자비심을 배웠다고 전했다.
이를 계기로 20여 년 전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이 위대한 영화감독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기생충' 같은 명작들이 나오기까지는 수년간의 노력과 헌신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 이 감독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지원하며 젊은 영화인들을 키워내는 모습은 모두 자비심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런 가치들이 여러분에게 힘을 주고, 전 세계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의 연설이 끝나자 연단 뒤에 앉아 있던 학교 학장, 졸업생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앞서 CJ그룹은 지난달 29일 이 부회장이 미국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협회(Ellis Island Honors Society)에서 수여하는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훈장(Ellis Island Medal of Honor)' 수훈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1986년 제정된 엘리스 아일랜드 명예훈장은 각계 지도자가 미국 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상으로, 미 연방 의회의 공식 인정을 통해 의사록에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