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전체뉴스
> 방송/연예

[TF초점] 결국 한 발 후퇴…'언더피프틴'을 둘러싼 비판의 본질
뽐뿌뉴스 2025-03-29 00:07   조회 : 102
링크 : https://news.tf.co.kr/read/entertai...
20257993174315482300.jpg (0 KB)20257888174315482310.jpg (0 KB)

더팩트 기사제공 : 2025-03-29 00:07:08

아동 성 상품화 논란으로 연일 시끌
프로그램 폐지 아닌 MBN 편성 취소 결정


MBN 예능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결국 MBN 편성을 취소하고 재정비에 들어간다. /크레아 스튜디오
MBN 예능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결국 MBN 편성을 취소하고 재정비에 들어간다. /크레아 스튜디오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언더피프틴'이 결국 한 발 물러섰다. 출연자 보호와 재정비를 위해 편성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결국 여론에 밀린 '임시 조치'에 불과하다. 방송 취소는 폐지를 의미하지 않으며 제작진은 여전히 공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제작진이 이 프로그램이 왜 유독 거센 비판을 받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31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던 MBN 예능프로그램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의 K팝 신동 발굴 프로젝트를 다루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국적 상관없이 15세 이하 여성·아동 청소년을 참가 대상으로 설정한 뒤 이들이 꿈과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그린다.

그동안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은 정말 많았지만 '언더피프틴'은 특히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많은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고, 데뷔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프로그램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작진이 취재진을 통해 사전 공개한 1회 영상 일부분에서도 이 같은 기획 의도가 드러난다. 방탄소년단 정국과 아이브 장원영 등 K팝을 이끄는 스타들이 15세 이전에 꿈을 이뤘다는 사례를 강조하며 어린 참가자들의 가능성을 부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린 연령층의 참가자들을 전면 내세운 방송을 통해 우리 사회에 무슨 순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남는다.

무엇보다 첫 방송을 앞두고 공개된 홍보용 포스터와 티저 영상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포스터 속 참가자들은 진한 화장과 화려한 머리 스타일링을 하고, 어깨와 허리를 드러낸 의상을 입고 있다. 또한 이들 사진 밑에는 바코드가 첨부돼 있어 '성 상품화'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영상 속 일부 출연진은 시스루 의상과 짙은 메이크업을 하고 K팝 안무를 춘다. 이에 사회단체들은 아동·청소년 상품화를 지적하며 '언더피프틴' 방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의 K팝 신동 발굴 프로젝트를 다루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크레아 스튜디오
'언더피프틴'은 만 15세 이하의 K팝 신동 발굴 프로젝트를 다루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크레아 스튜디오

논란이 거세지자 '언더피프틴' 편성사인 MBN은 공식 입장을 내고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작사 크레아 스튜디오는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 하에 프로그램에 지원해 준 소중한 인재들이다. 제작진은 촬영 중에 미성년자인 출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녹화 준수사항을 엄격히 지켜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제작 과정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다. 출연자의 동의와 보호는 당연한 책임이며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답변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제작진의 인식 부족을 드러내며 대중의 반감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폐지를 향한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제작진은 지난 26일 긴급 제작 보고회를 열고 "포스터 속 바코드는 학생증 콘셉트에서 가져왔다. 요즘 학생증에는 바코드와 생년월일이 같이 들어가는데 생년월일은 개인정보라 넣지 않았다"며 "이걸 성적인 걸로 생각한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희는 티저 영상에서 참가자들이 춤추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희 의도와 달리 '어른을 흉내 낸 섹시 콘셉트'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아 곧바로 삭제했다. 이렇게 가보려고 한 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주 전에 심의팀, 기획실, 편성팀 모두가 1회를 봤고 방통위(방송통신위원회)와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완본을 보냈다. 그분들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언더피프틴' 제작진은 "앞으로 프로그램의 본질과 참가자들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크레아 스튜디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방심위는 제작보고회 이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언더피프틴' 방송 이전에 완본 프로그램을 받은 바 없다"며 "이를 검토해 심의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알렸다. 이에 제작진은 "방심위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디테일하게 구분해서 대답하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더피프틴'의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제작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듯하다. 이 프로그램은 15세 이하 여성 아동·청소년만을 특정 타깃으로 삼고 이들의 모습을 경쟁과 평가의 틀 안에 가둔다. 이를 성장 서사로 포장하지만 사실상 어린 참가자들의 간절함과 눈물은 어른들이 만든 기획 구조 안에서 소비되는 또 다른 이미지일 뿐이다.

데뷔 연령대가 낮아진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소속사에서 연습 생활을 시작하는 것과 방송이라는 공적 무대에서 경쟁과 평가를 반복적으로 받는 것은 분명 다르다. 이들에게는 전문가의 냉정한 심사, 참가자 간 비교, 탈락과 생존이 반복되는 서바이벌 형식이 일상처럼 주어진다. 이러한 환경이 정말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는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결국 '언더피프틴'은 31일 방송을 취소하며 재정비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MBN 편성만 취소된 것일 뿐, 향후 공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이라기보다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으로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앞으로 프로그램의 본질과 참가자들의 진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부디 이번에는 단순 해명이 아닌 진심이길 바란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더팩트(www.tf.co.kr)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0 추천하기 다른의견 0 |
정치자유 / 자유게시판에 뉴스를 스크랩 할 수 있습니다. 스크랩하기 >
목록보기 코멘트작성 코멘트0

욕설, 상처 줄 수 있는 악플은 삼가주세요.

<html>
rich mode
code m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