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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
애초 낙상이라고 알려졌던 국민 MC 송해의 사망 원인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일 KBS2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송해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낸 송해의 손주사위는 “오전 9시쯤 집에 도착했을 때 화장실 문 뒤쪽에 살짝 기대어있는 모습으로 발견됐다”면서 낙상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보였다고 털어놨다.
조사 결과 송해는 새벽 2~3시경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심근경색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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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셀럽병사의 비밀’ |
이에 패널로 출연한 이비인후과 이낙준 전문의는 “연세가 많으신 만큼 어느 순간 심장에 무리가 왔을 수 있다”면서 “새벽녘 잠에서 깼을 때 심장 혈류 요구량이 올라가게 됐는데 몸이 그 상태를 따라가지 못했을 수 있다.
혹은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에서 회복되더라도 심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그게 문제가 됐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어 95세인 연세를 생각하면 나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망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송해의 주치의는 “생전에 몸이 안 좋다고 하셔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폐렴이었다.
합병증으로 늑막에 물이 차 2주 정도 입원 치료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큰 병을 앓고 계시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당뇨기가 있었고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줄다보니 소화기에도 문제가 생겨 입원을 짧게 몇 번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느 날 아침 의사 가운 가슴에 꽂아둔 볼펜이 떨어져 박살이 났는데 그날 바로 부고 연락이 왔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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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고인의 사망 원인인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이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는 질환이다.
이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혈관벽에 콜레스테롤 등이 달라붙거나 혈관이 갑자기 좁아지는 등의 이상을 보이거나 혈액 순환 도중에 생긴 혈전이 혈관을 막는 등 여러 원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이때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게 되고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정지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른다.
보통 심장 통증이 극심한 상태가 20~30분 지속되고 그 통증이 팔에서 어깨, 등이나 머리까지 퍼지기도 한다.
심근경색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특히 잠을 자다 극심한 가슴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다면 심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증거다.
그때 통증이 가슴을 넘어 왼쪽 어깨, 등, 턱 등으로 퍼지는 느낌이라면 심근경색이 확실하다.
여기에 호흡곤란, 어지러움, 식은땀, 구토까지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고위험군은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거나 비만인, 흡연자다.
송해 역시 약간의 당뇨기가 있었던 만큼 그로 인해 심근경색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다.
심근경색을 피하기 위해선 발병의 위험 요인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다.
금연과 금주는 필수이며 꾸준한 운동이 예방에 도움을 준다.
콜레스테롤과 혈당, 혈압 관리도 중요하다.
만약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 심근경색의 위험 인자가 있다면 약물 치료 등을 통해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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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송해는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났다.
그는 원래 성악을 전공한 가수로 1955년 악극단에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으나 국내에 TV 방송이 시작된 이후에는 여러 방송사에서 조연급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는 MC 활동에 집중해 코미디언으로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의 ‘전국노래자랑’ 진행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이때의 탄탄한 코미디언 연기 경력이 한몫했다고 할 수 있다.
어림잡아도 그가 코미디언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기간은 약 20~30년이다.
당시 그는 가볍게 딴죽 걸기라던가 상대가 리액션을 하면 판을 깔아주는 역할을 잘했는데 그때의 경험들은 그의 진행 스타일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가 선보이는 익살과 해학은 많은 이들의 웃음과 공감을 유발했고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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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을 하기 전인 1986년, 아들을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충격으로 모든 방송 활동을 접기도 했었다.
이때 그를 양지로 다시 끄집어내 준 사람이 영화배우 안성기의 친형인 ‘전국노래자랑’의 안인기 PD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송해와 인연을 맺은 안인기 PD는 “선생님, 이렇게 쉬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같이 바람이나 쐬러 다닙시다”라며 송해를 설득했고 그의 끈질긴 구애 끝에 송해는 마음을 열고 다시 방송에 복귀해 ‘전국노래자랑’의 성공을 만들었다.
송해는 가수 출신으로 다져진 노래 실력으로 때론 분위기를 띄워주고, 때론 재치 있는 멘트로 방송의 재미를 더하며 전 국민을 매료시켰다.
그렇게 시작된 전국노래자랑과 그의 30년 넘는 동행은 KBS의 전설로 남았으며, 첫 방송 때 이미 60세가 넘었던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을 기점으로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한편 송해는 지난 2022년 6월 향년 95세로 도곡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충격을 잊기 위해 1988년부터 진행한 ‘전국노래자랑’은 그가 사망하기 전까지 34년간 자리를 지킨 장수 프로그램이다.
그는 한국 현역 방송인 역사상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에 등재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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