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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3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를 찾아 학생들과 인사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준석, 명태균 이웃과 '한 끼'…뜻밖의 등장에 '웅성'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이웃 주민과 밥을 먹었다고? 무슨 일이야?
-요즘 이 후보는 대학 캠퍼스를 돌면서 학생들과 '학식(학생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는 '학식 먹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한국항공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 연세대, 경북대, 부산대, 서울교대, 단국대 천안캠퍼스 등을 들렀어.
-지난 13일엔 대구에 있는 경북대학교를 찾았어. 그날도 여느 때처럼 학생들과 함께 식사했지. 이 후보가 다소 즉흥적일 때가 있잖아. 짜인 동선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빈자리가 보이면 그냥 툭 앉는단 말이지. 그런데 이게 웬걸. 이 후보가 앉은 식탁에 명 씨 아파트 이웃 주민인 학생이 있었어.
-학생이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 "민감할 수도 있는데…이번에 입학했는데 경남 창원이 본가다. 저랑 아파트 주민이 명 씨다. 알고 보니까 알게 됐어요"라고. 그러더니 "순수하게 궁금한 점이 있다"며 여론조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더라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 취재진도 뜻밖의 이름에 순간 당황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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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해 조사에 앞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
-이 후보는 TK(대구·경북) 민심을 잡기 위해 1박 2일 일정을 소화했고, 다음 날엔 부산으로 넘어가 유세를 이어갔어. 14일에는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지. 근데 알다시피, 작년 부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피습 사건이 있었던 곳이잖아. 그래서인지 현장 분위기가 꽤 삼엄했어. 다른 지역보다 경호 인력도 많았고, 사복 경찰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더라고.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였어.
-현장에서 이런 일도 있었어. 부산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묵이잖아. 한 기자가 어묵을 먹고 있었는데, 쓰레기통이 없어서 꼬치를 손에 든 채 취재를 했어. 그런데 한 경찰관이 다가와 "그거 빨리 버리고 오세요"라고 했다더라. 꼬치가 뾰족하니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거였던 거지. 안전이 우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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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시당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서 정장을 입은 한 시민과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서다빈 기자 |
◆'이대남' 인기 확인한 이준석…유세 현장서 즉흥 연설도
-이준석 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더 이어 가보자. 그가 '젊은 정치인'이라는 강점을 살려 청년들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응. 방금 언급한 '학생 먹자' 행사를 보면 특징이 있더라. 상대적으로 20대 남성, 이른바 '이대남'에게 인기가 높은 이 후보 지지층 특성 때문인지 같이 밥을 먹는 학생 중 남학생의 비율이 더 높더라. 심지어 여학생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교대에서도 참가자 중 남학생이 더 많았어. 15일에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유세를 진행하면서 30분 이상 포토타임을 진행했는데, 여기서도 상대적으로 젊은 남성의 비율이 높아 보였어. 물론 2030 여성, 중장년층 등 다양한 시민이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긴 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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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4일 오후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 학생식당을 찾아 학식을 배식 받은 뒤 이동하는 모습. /서다빈 기자 |
-경쟁 후보를 향한 견제구는 없었어?
-그간 유세를 진행하면서 목이 많이 쉬었고, 주말에 TV토론도 예정돼 있었기에 이날 유세 때 따로 연설 계획은 없었어. 하지만 포토타임이 끝나자 이 후보가 갑자기 유세차로 올라가 마이크를 잡더라. 이재명, 김문수 후보와 비교해 자신의 강점을 이야기하고, 구태 정치를 바꾸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어. 연설은 장장 30분 동안 이어졌어. 결국 끝날 때쯤 목이 잠겼더라.
-이 후보는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이재명·김문수 후보를 고르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모습이야. 이른바 '모두까기'라고 하지. 3등 주자의 권리를 확실히 누리고 있다는 평이 나와. 아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의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는 추세인데 이 후보 측은 TV토론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급박하게 치러지는 대선 일정상 유세 때 인사하는 시민들 중 이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로 아직은 유권자들과 접점이 많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알리고, 논리적인 토론을 통해 표심을 흔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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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3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기 전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임영무 기자 |
◆"사랑합니다" 머리 위로 하트…뒤에 선 의원들은 어색?
-드디어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1주차 모습은 어땠어?
-김 후보는 현장마다 지지자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머리 위로 큰 하트를 그려 보였어. 야구유니폼에 운동화를 신고 유세 현장을 찾은 김 후보는 지원 유세를 온 국회의원들과 함께 큰 절로 진심을 전달하기도 했어. 밀양 유세 현장에서는 김 후보를 환영하기 위해 유세 차량에 올라온 6남매 중 한 아이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하더라고.
김 후보는 이번 주 초 영남권 유세에 집중했어. 사흘간 크게는 서울, 대전, 대구, 울산, 부산을 누볐어. 그 외 진주, 사천, 창원, 밀양, 양산 등을 돌아다니며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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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가장 인상 깊은 유세 현장은 어디였어?
-대구 서문시장이야. 보수의 상징인 곳답게 강한 '보수 결집세'를 확인할 수 있었어. 시민과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김문수! 대통령!"을 외쳤어. 육교 위, 계단, 건물 안까지 인파가 몰렸으니 말 다 했지. 김 후보도 지지자들의 응원에 힘이 났는지 가수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개사한 유세 노래에 맞춰 율동을 췄어.
-국민의힘은 비교적 늦게 대선 후보를 확정했잖아. 선거운동 일정을 소화하는 데 영향은 없었어?
-기본적인 것에서 조금 티가 나더라. '김문수' 이름이 적힌 야구 유니폼을 입은 김 후보와 달리 의원들과 선거운동원들은 기호 2번과 당명만 적힌 유니폼을 착용했어. 간혹 후보 이름이 적힌 검정 테이프를 유니폼에 부착한 선거운동원들도 보이더라고. 그것도 아니면 이름이 들어간 어깨띠를 하고 다녔어.
-초유의 후보 교체 사태 때문일까. 김 후보가 유세 차량에 올라타 연설하는 동안 현장을 함께 찾은 의원들 중 일부는 '김문수' 연호를 같이 외치지 않고 손을 모으고 있는 등 어색해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