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가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빼내 '초임계 세정 장비'를 제조한 뒤 중국으로 납품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세메스 전 연구원 2명과 부품 협력사 직원 2명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세메스 측이 2018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삼성전자에만 납품해 온 '초임계 세정 장비'를 만들어 중국으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초임계 세정 장비는 액체도 기체도 아닌 초임계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반도체 기판을 세정하는 설비로, 기판의 손상을 최소화해 초미세 반도체의 불량률을 줄이는 장비다.
지난해 산업부가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세메스 출신 직원들은 퇴직 후인 2018년 중국의 한 연구소와 접촉해 초임계 세정 장비를 그대로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생산 설비가 없는 상태에서 18억여원을 받아낸 이후, 중국과의 합작 회사를 만들어 실제로 초임계 세정 장비를 만들어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히 이 과정에서 세메스의 협력사이자 삼성전자의 2차 협력사인 업체들도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또 이 같은 기술 유출 전반을 설계한 주범에 대한 수사도 곧 마무리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