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헌법 금지’에도 가능성 시사
“난 일하는 것 좋아… 많은 이가 원해”
실현 계획 질문엔 “방법 있다” 밝혀
‘시민권자만 투표 가능’ 선거제 개편도
WP “선거 시스템 장악하려는 시도”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헌법에서 금지한 대통령 3선 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농담이 아니다”라고 말해 미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재선 뒤에는 2028년 대선에 또 출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선거제 개편 행정명령까지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3선 도전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NBC 뉴스가 보도한 이 방송과의 전날 전화인터뷰에서 “나는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그것(3선 도전)을 하길 원한다”고 말하면서 이는 농담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대선 후 3선과 관련해 농담성 발언을 수차례 해왔지만 헌법상 금지된 일이어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3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갈 길이 멀다고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아직 초기”라며 “나는 현재에 집중한다.
그것을 생각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3선 출마를 실현시킬 계획을 묻는 말엔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J D 밴스 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 승리한 뒤 대통령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겨주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된 바 있는데, 그는 이날 이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에 “그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
백악관. EPA연합뉴스 |
미국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대통령직에 두 번 이상 선출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의 두 번 이상이라는 언급은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된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미 공화당 친트럼프계 일부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출마를 가능하게 하는 대통령 임기 제한 완화 결의안을 지난 1월 제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최근 “트럼프는 2028년에 다시 출마해 승리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서명한 선거제 개편 행정명령과 관련해 대통령 권한으로 선거시스템을 장악해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보도했다.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진 것이 ‘선거사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한 사람만 연방 선거에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에 선거일 이전 소인이 찍힌 경우 유효한 우편투표로 간주하던 관행을 변경해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는 무효로 처리하도록 했다.
행정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주에는 연방 정부의 재정지원이 삭감된다.
행정명령의 문구에 따르면 미국 여러 주가 실시 중인 조기투표제도 금지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대체로 젊은 세대, 비(非)백인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높은 집단의 투표율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3선에 출마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으로 의심될 수 있는 변화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거 분석가는 WP에 이 같은 행정명령의 목적이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을 찍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투표율을 낮추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