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에 여자친구 없고요.

나이는 마흔입니다.

백수 3년차이고요.

어느덧 친구들 안만난지 1년 넘어가네요.

언젠가부터 친구라는 존재들과의 만남이 유쾌하지 않더군요.

스크린, 노래방, 당구, 볼링, 술 패턴도 지겹고요.

술에 취하지 않고서는 그닥 할 말도 없고.. 

결정적으로 시시콜콜한 대화들 정치나 돈 얘기, 그러다 남 흉보는 얘기.. 

제가 없으면 높은 확률로 제 흉을 보겠죠.

저는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상처 주는것에 피로감을 느낍니다.

대체로 말 하기전에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는 타입이고요.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말을 꺼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데 인색하더군요. 그런걸 친한 사이니까 라고 포장하고요.

그런데서 많이 지친것 같습니다. 내 속내를 털어놓으면 공감이 아닌 약점 삼을 것 같다고 여겨지더라고요.

뭐 사람 사는게 다 그럴거라고 봅니다. 

아니 나만 이런게 아니라 남들도 인간관계에 피로를 느끼고 살았으면 했어요.. 그냥 나만 이렇게 외로운게 심술 났나봅니다.

내가 이렇게 못났으니 주변에 불만족스러운 인연들만 남은거겠죠..

일을 안하다보니 일로 만나던 사람들과의 연도 끊기고..

술을 끊다보니 친구들이 불러도 안나게 되더군요.

여전히 안부를 묻는 연락이 간헐적으로 오는데, 한번 답을 안하게 되니까 누구에게는 답하고 누구는 안하고 그러기도 뭐해서 그냥 다 안받고 답장도 안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금전적으로 부족함은 없는데 관계의 공허함이 있습니다.

진지하게 마음를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건 참 아쉽네요.

오래된 관계를 유지하고 그 안에서 위로를 받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나 부럽습니다

물론 남 탓이 아니라 전부 제 탓이지요. 제가 좋은 사람이었다면 제 주변에도 좋은 사람들이 남았을테니까요..

헛살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