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터키 전훈, A대표팀-K리그 차출 갈등 재점화?…'겨울월드컵' 고려한 상호배려 필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달 8일 UAE전을 대비해 파주NFC에 소집된 가운데 우선 입소한 국내선수 위주로 첫 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선수들이 러닝으로 몸을 푸는 가운데 벤투감독이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축구계의 해묵은 A대표팀과 K리그 클럽 간의 차출 갈등이 재점화할 조짐이다.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순항 중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내년 1월 터키 안탈리아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벤투호’는 1월27일 레바논, 2월1일 시리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7~8차전을 앞두고 있다.
벤투 감독은 그에 앞서 1월8일부터 22일까지 터키에서 K리거를 중심으로 전훈을 하고 레바논, 시리아와 2연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인원 외에 나머지 선수와 해산한다는 계획이다.
K리그 일부 구단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대표팀에 다수 인원이 차출되는 울산 현대부터 그렇다.
올해 좋은 퍼포먼스에도 ‘무관’에 그친 울산은 1월 경남 거제에서 새 시즌 대비 전훈을 예정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2년 차를 맞아 새로 가세하는 김영권 등과 더불어 자신만의 축구를 확실하게 입히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울산은 내달 대표팀 전훈에 7명의 차출 요청을 받았다.
같은 기간 전훈을 예정 중인 황선홍 감독의 U-23 대표팀에도 3명 이상이 차출될 것으로 보여 주전급 10명 이상을 내줄 상황에 부닥쳤다.
올 시즌 K리그1 5연패를 달성한 전북 현대 등 다수 대표급 자원이 뛰는 몇몇 팀도 비슷하다.

벤투호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이라크전에서 승리한 뒤 단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이제까지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국내파를 중심으로 1월 전훈은 꾸준히 시행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도 당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터키로 향한 적이 있다.
다만 내년 1월은 이전과 다른 게 많다.
우선 카타르 월드컵이 ‘겨울월드컵(11월 개막)’으로 열리게 돼 변수가 많아졌다.
2022시즌 K리그는 겨울월드컵 일정으로 이례적으로 2월19일에 개막해 10월에 막을 내린다.
역대 가장 이른 개막 일정으로 각 구단의 동계전훈 기간도 자연스럽게 짧아졌다.
이번에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가 시리아, 레바논전까지 뛰면 2월 첫째 주 귀국한다.
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사태로 자가 격리 변수가 존재해 대표 차출 선수는 사실상 소속팀 전훈에 참가하지 못하고 새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부상 우려도 있다.
이제까지 ‘1월 전훈’은 최종 예선 일정을 모두 끝내고 부담 없이 평가전 등으로 꾸렸다.
이번 월드컵 최종 예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아직 A대표팀이 본선행을 확정한 게 아니기에 레바논, 시리아전에 사력을 다해야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국내파 선수를 관찰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올해 여러 특수성이 존재한다.
다수 인원을 빼가면 그 팀은 훈련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
최종 예선처럼 A매치 기간 차출은 받아들이나, 터키 전훈은 구단과 더 조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도 구단의 이런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결국 이런 불편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벤투 감독이다.
그는 이제까지 K리그 구단 사령탑과 소통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최소 터키 전훈 차출과 관련해서는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다.
그래야 구단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마음을 더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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