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탈락' 이승우 위로한 참스승 김도균 감독 "더 좋은 길 있겠지"

김도균 수원FC 감독과 이승우.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승우야, 괜찮다.
”
올시즌 K리그1 수원FC에서 맹활약하는 이승우는 이번에도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1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참가할 26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이승우의 이름은 없었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이승우는 올시즌 9골2도움을 기록하며 공격수로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이승우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던 지난 6월에도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승우를 선택하지 않았다.
활동량이나 수비 가담 능력, 포지셔닝 등 여러 요소들을 검토할 결과일 것이다.
게다가 이승우의 포지션에는 대안이 워낙 많다.
유럽파가 모두 빠진 이번 소집에도 이승우가 뽑히지 않은 것은 뜻 밖의 일은 아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확률이 적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승우의 대표팀 승선을 간절히 기다려왔다.
공개석상에서 “승우가 대표팀에 가면 좋겠다”라고 어필한 만큼 적극적이었다.
이승우에게 대표팀 승선이, 그리고 월드컵 출전이 얼마나 큰 동기부여가 되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선발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승우의 월드컵 출전 희망은 더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승우 입장에선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사실 승우가 저 정도 보여줬으면 대표팀에 가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 선발된 여러 공격수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승우가 공격적으로 크게 밀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승우가 제자여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그렇다고 본다.
벤투 감독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며 이승우의 낙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승우에게 위로를 해줬다.
괜찮다고, 앞으로 더 좋은 길이 있을 테니 더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승우도 그렇게 하겠다고 하더라. 이번을 계기로 승우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더 발전하면 좋겠다”라고 이승우를 격려했다.

김 감독은 이승우를 부활시킨 일등공신이다.
이승우는 유럽 여러 나라를 거치는 동안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K리그에 들어올 때에도 이승우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피지컬과 체력 등 여러 장애 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열린 마음으로 이승우를 대했고, 지금까지 발휘하지 못한 재능을 십분 끌어내도록 도왔다.
직접 운전해 출퇴근을 시키는 정성으로 제자의 마음을 만졌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맡겼다.
그 결과 이승우는 K리그1에서 인정받는 공격수로 도약했다.

대표팀에 가지는 못했지만 김 감독 마음 속에 이승우는 대표선수나 다름이 없다.
선수로서 가장 중요했던, 혹은 위험했던 시기에 그런 지도자를 만난 이승우에게는 큰 행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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