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경기가 열리기 위해선 팬, 선수, 감독, 심판 등 여러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보이는 이들뿐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도 많다.
그들을 소개하는 글이다.
K리그1 12개 구단별로 1명씩, 총 12명의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순서는 2021시즌 성적 역순, 승격팀 김천상무로 시작해 디펜딩챔피언 전북현대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 라운드에 맞춰 연재한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강원FC의 윤상진 경기운영팀 팀장을 만났다.
홈 경기 운영에 있어 업무는 첫 번째 에피소드서 소개한 김천상무 마케팅팀 백재호 팀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천, 강원뿐 아니라 대부분의 구단이 그렇다.
그러나 K리그 구단 중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홈 경기장을 두 군데 사용하는 강원만의 스토리가 있다.

◆경기운영팀장은 어떤 일을
경기운영팀장은 이름 그대로 홈 경기를 잘 개최하기 위해 힘쓰는 포지션이다.
윤 팀장은 “시즌 경기 일정이 나오면 그걸 토대로 1년 연간 계획을 세운다.
뼈대를 잡고 월간 세부 일정도 구축한다”며 “홈 경기 2주 전에는 해당 경기에 대한 계획안을 짠다.
킥오프 1주일 전에는 각 팀장끼리 모여 회의를 한다.
팀별로 기획하고 있었던 행사, 초청, 홍보, MD, 마케팅 등을 취합하고 계획을 최종 수립하는 것이 경기운영팀장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자랑을 잊지 않았다.
기업 구단만큼 조직이 크진 않지만 시민 구단 특유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다.
그는 “우리 구단은 팀들 간 소통이 좋다.
최근 진행한 ‘야시장 콘셉트’ 반응도 좋았다.
7, 8월 홈 경기가 대부분 춘천 평일 경기였다.
주말보다 관심도가 떨어져 팬들을 경기장으로 모시기가 어렵다.
그래서 각 팀과 회의 끝에 ‘야시장’이라는 콘셉트를 잡을 수 있었다.
혼자 기획한 것이 아닌, 모든 팀의 협조가 이뤄져 기획, 실행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강릉과 춘천, 모두 안방
이런 ‘원팀’ 정신은 강원이 안방을 두 군데나 쓸 수 있는 원동력이다.
강원은 강릉종합운동장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을 홈으로 사용한다.
윤 팀장은 “강원도는 지역이 넓다.
그래서 2019년부터 분산 운영 중이다.
많은 도민분들께 강원의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고 밝혔다.

단순히 선수들만 안방을 두 군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프런트도 나뉘어있다.
윤 팀장은 “선수단운영팀 중 팀 매니저, 유소년, 장비 담당 등은 강릉에 있고 나머지 경기운영팀, 경영지원팀,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팀 등이 춘천에 있다”며 원활한 홈 경기 투트랙을 위해 사무국이 이원화돼 있다고 전했다.

많은 강원 도민들이 강원의 축구를 편하게 접할 수 있으나 사무국은 일이 2배다.
윤 팀장은 “특별히 어려운 건 없지만 굳이 꼽으라면 경기 일정 조율이 빡빡하다.
시즌 초에 홈 경기 일정을 짜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각 구단에 경기장 사용 가능·불가능 일자를 받는다”며 “이때 우리는 강릉,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의 일정을 다 취합하고 교집합해 짜야 한다.
그런데 구장별로 사정이 달라 한 데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 찬란한
장비 이동도 쉽지 않다.
윤 팀장은 “홈 경기에서 쓰는 물건들을 옮기려면 5톤 트럭이 최소 3대에서 최대 5대 정도 소요된다.
이런 이동은 이삿짐센터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기가 힘들다.
사용하더라도 비용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지금은 힘들긴 하지만 이동 스케줄을 최소화해서 구단 직원들이 직접 싣고 옮긴다”고 설명했다.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시민 구단의 고충이었다.
윤 팀장은 “직원들은 정말 내 구단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
늘 고맙다.
그렇지만 팀장으로서 보다 생산적인 업무를 시키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는 점에서 항상 아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속내를 고백했다.

마냥 작아지기만 하는 건 아니다.
고단함을 한 번에 씻을 팬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다.
강원은 최근 인상적인 홈 경기 운영과 다이내믹한 축구 실력에 힘입어 많은 관중과 함께했다.

윤 팀장은 “최근 분위기가 좋아서인지 관중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팬분들이 관심을 가지신다는 것”이라며 “(탄력을 받아) 단순히 오라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오셔야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지금보다 다양한 콘텐츠, 더 관람하기 편한 환경 등을 항상 고민하겠다.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웃었다.

사진=강원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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