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스포츠 빅10 콘퍼런스 중계권료만 10조원[SS집중분석]

빅10 콘퍼런스 케빈 워렌 커미셔너는 최근 CBS, NBC, FOX 3사 방송사와 대학 스포츠 사상 최고의 중계권 계약을 이끌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대륙을 흔드는 풋볼(미식축구)시즌이 시작됐다.

대학풋볼은 28일(한국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네브라스카-노스웨스턴전으로 2022시즌 개막을 알렸다.
노스웨스턴이 31-28로 이겼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고교풋볼 금요일, 대학 토요일, 프로(NFL) 일요일이었다.
그러나 스포츠 마켓이 커지고 방송사들의 시청률 경쟁으로 대학과 프로는 이 경계가 무너졌다.

대학풋볼은 무늬만 아마추어일뿐 규모나 시스템은 프로 뺨친다.
NCAA(미대학체육연합회)도 대학선수에게 자신의 이름, 이미지, 유사성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개방해 광고계약이 가능하다.
이를 NIL룰(Name, Image, Likeness)이라고 한다.
그동안 대학당국이 학생들을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으면서 장학금 제공으로만 이를 상쇄하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미 대학스포츠는 NCAA가 장학금, 불법 스카우트 등을 통제하고 그 하부에 경기 운영 중심의 콘퍼런스가 있다.
콘퍼런스에는 커미셔너가 따로 있다.
지난 7월 미국 서부를 중심으로 한 팩12(Pacific 12) 콘퍼런스의 파워하우스 UCLA와 USC가 2024년부터 중서부 지역의 빅10 콘퍼런스로 이적한다고 발표해 충격을 준 바 있다.

빅10은 미시건, 미시건 스테이트, 오하이오 스테이트, 위스컨신, 인디애나, 일리노이, 미네소타. 아이오와, 퍼듀, 노스웨스턴, 네브라스카, 러트거스, 펜 스테이트, 매릴랜드 등 14개교에 2024년 서부의 UCLA, USC가 가세한다.
종전에는 중서부 중심이었다가 이제는 동부에서 서부까지 고루 퍼져있다.

두 대학의 빅10 합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지난 주 CBS, NBC, FOX 방송사는 콘퍼런스와 새로운 중계권 계약을 연장했다.
액수가 다시 한번 충격파를 줬다.
빅10 케빈 워렌 커미셔너는 세부적인 중계권료 액수는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7년 70억 달러~80억 달러(9조4000억 원~10조7000억 원) 사이다.
CBS스포츠 닷컴은 빅10이 3사 방송사로부터 받는 연간 중계권료가 12억 달러(1조6000억 원)라고 보도했다.

28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네브라스카-노스웨스턴 대학의 2022시즌 개막을 알리는 경기를 벌였다.
더블린(아일랜드)|AP연합뉴스

이 계약은 2023년 7월1일부터 시행되며 2029-2030시즌까지다.
빅10에 소속된 16개 대학은 콘퍼런스로부터 연간 7500만 달러(1007억 원)를 받게 된다.
중계권의 주축은 풋볼과 농구다.
그러나 정규시즌 12경기와 챔피언십을 포함해 9월부터 시작해 12월까지 4개월 일정의 풋볼이 중계권의 열쇠다.

이번 3사 중계권 계약으로 스포츠전문방송 ESPN은 40년 동안의 빅10 인연이 끊겼다.
천문학적인 중계권 계약에는 이번 UCLA, USC 두 대학의 합류도 한몫했다.
두 대학은 농구, 풋볼이 최강인데다가 학문적으로두 우수해 크게 어필이 됐다.

대학풋볼은 정규시즌 12, 챔피언십, 볼 게임(내셔널챔피언십 포함) 등 최대 14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NFL은 정규시즌 17경기와 플레이오프다.
대학풋볼 최고 감독의 연봉은 NFL보다 더 많다.
지난 7월 SEC(Southeastern Conference) 소속 조지아 대학은 지난 시즌 팀을 전국챔피언으로 이끈 커비 스마트 감독(46)과 계약을 연장했다.
10년 1억1250만 달러(1510억 원)다.
연봉 1125만 달러(151억 원)로 역대 최고액이다.
스마트 감독은 1980년 이후 41년 만에 대학을 전국챔피언에 올려 놓았다.

앨라배마 대학을 6차례나 전국챔피언으로 이끈 닉 세이번 감독은 연간 157억 원의 최고 연봉을 받는다.
USA TODAY Sports연합뉴스

그러자 시즌을 앞두고 지난 주 앨라배마 대학은 70세의 닉 세이번 감독과 8년 9000만 달러 이상으로 2029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새 계약으로 세이번 감독은 연봉 1170만 달러(157억 원)가 된다.
스마트 감독보다 더 많이 주기 위한 배려였다.
세이번 감독의 계약이 끝나는 해에 나이가 79세다.
세이번은 앨라배마 대학을 6차례나 내셔널챔피언으로 이끈 대학풋볼 사상 최고 감독으로 꼽힌다.
올해도 우승 후보다.

조지아, 앨라배마는 사립이 아닌 공립대학(퍼블릭 스쿨)이다.
이사회에에서 연봉 인상을 통과시켜줘야 한다.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나머지 스포츠 종목의 감독 연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고액을 지불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두 감독이 대학을 내셔널챔피언으로 이끌었을 때 대학이 얻는 수입이 연봉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남동부의 SEC 대학에서 풋볼은 종교나 다름없다.
moonsy1028@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