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분 21초면 충분…손흥민, '교체 해트트릭'으로 의심·비판 모두 잠재웠다

손흥민이 18일(한국시간) 레스터시티전에서 득점한 뒤 ‘쉿’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런던=장지훈통신원·박준범기자] 의심과 비판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데 13분 21초면 충분했다.

손흥민(30·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와 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4분 교체 투입돼 3골을 몰아쳤다.
토트넘도 레스터 시티를 6-2로 꺾고 리그 무패(5승2무) 행진을 7경기로 늘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손흥민은 침묵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이었기에 그를 향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해리 케인~데얀 클루셉스키~히찰리송을 공격진으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후반 14분 히찰리송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후반 28분부터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벤탄쿠르의 패스를 받은 뒤 돌파에 성공했고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일제히 손흥민에게 뛰어와 기쁨을 나눴다.

이후에는 손흥민 사실상 ‘원맨쇼’였다.
후반 38분에는 케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밖에서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그리고 3분 뒤에는 레스터 시티의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고 침착한 마무리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시즌 1호골부터 해트트릭 달성까지 13분 21초가 걸렸다.

경기 후 유럽축구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9.3점을 부여했다.
교체 투입된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7번째다.
토트넘 구단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18일(한국시간) 레스터시티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 임하는 손흥민. 런던 | 장지훈통신원

콘테 감독은 재차 손흥민을 향한 굳건한 믿음을 나타냈다.
그는 “올시즌 ‘왜 득점을 못 하는 손흥민을 포기하지 않느냐’던 물음을 기억한다.
나는 분명히 손흥민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라고 강조한 뒤 “손흥민은 케인과 함께 우리팀 최고의 선수다.
부상을 당하게 되면 곤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
A매치가 끝난 뒤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로테이션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고 오랜만에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물론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고, 골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나를 의심하지는 않았다.
내가 나를 의심한다면 축구를 그만 해야 하지 않을까. 축구를 이렇게 좋아하는 사랑하는 이유는 정말 누구보다도 분명하다.
누군가가 나를 의심할 수 있겠지만, 최선을 다해 의심조차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벤투호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이강인(마요르카) 등 동료들과 이날 파주NFC에서 재회할 예정이다.
김민재(나폴리), 황의조, 황인범(이상 올림피아코스)은 20일 도착한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23일 코스타리카, 27일 카메룬과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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