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곳에나 한번 적어놓고 싶었습니다.

아버님이 저 7살때 고향 동창에게 공동 사업 제안으로 1억이 넘는 돈을 사기당해서 

그야말로 단칸방, 화장실도 바깥에 있는 옥탑방에서 4인 가족이 3년을 살았습니다.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부엌에서 데운 물로 대충 씻고 그랬습니다.

아버지가 다시 집안 일으키려고

그 좋은 회사 다니시던 분이 정수기 영업부터 하시는 거 보고

철이 일찍 들어서 진짜 죽어라 공부했네요.

누가 장래희망 물어보면 

부자되서 엄마 아빠 동생 부자 가족 만들어준다는 거 하나였습니다.

스무살 이후에도 진짜 일요일도 없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대학 다닐 때에도 과외 6개씩 하면서, 내 학비 벌고 남은 집안 빚 갚는다고 연애조차 못하고 살았어요.

그래도 온가족 먹여살리고 동생 대학까지 졸업시키면서 항상 행복했습니다.

종소세 이번에 완납하고 문득 생각나서 오늘 국세청 자료로 확인해보니 

내 힘으로 번 총 평생소득이 100억이 넘었네요.

누군가에겐 엄청나게 큰 돈은 아닐 수 있지만, 저한테는 목표같은 엄청난 숫자였어요.

같이 기뻐해주실 아버지는 이제 안 계시지만

이제 귀여운 내 새끼들한테 아버지가 많은 거 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서른이 넘은 아들도 항상 예쁘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시던 아버지.

조금만 더 계셨으면 진짜 세상 모든 좋은 거 다 경험하게 해드릴 수 있었는데...

아프실 때 몇년을 매 주말마다 뵙고 효도한다 했어도 남은 건 더 잘해드릴걸 하는 후회뿐입니다.

아버지 너무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