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눈팅으로 산행장비 정보 얻어가는 초보입니다.

사진이 메인 취미이다보니 종종 풍경사진을 위해 등산을 하는 편인데

지난 가을 대둔산,내연산을 거의 매주 쉬는날마다 다니다가 왼쪽 고관절 스트레스성 골절 진단을 받고

한 1년 가까이 등산을 못했었습니다.

(아예 뚝 부러진건 아니고 살짝 금이 갔었네요...직업 자체가 계속 서서 조금씩 움직이고, 쪼그려앉기도 자주 하다보니 굉장히 회복이 늦었습니다)

 작년 가을철에 다녀왔던 대둔산과 내연산...

이 사진들을 이후로 1년 가까이 산행을 봉인당했었습니다.

최근에 겨우 관절에 이상없음을 판정받고, 서울불꽃축제 있던 날 일몰각이 괜찮아보이기에 불꽃축제 거르고 용마산 일몰만 후딱 찍고 왔습니다.

준비운동 겸 해서...아무리 관절이 괜찮다해도 바로 덥석 설악산을 가버리면 또 몸에 무리가 올 것 같아서요.

불꽃축제 있던 날 용마산에서 찍었던 일몰.

일몰만 찍고 불꽃축제 도중에 귀가해서 그런지 지하철은 상당히 한산했습니다.

그리고 설악산에 단풍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일주일 후인 10월 11일에 바로 설악산 공룡능선을 찍기 위해 신선대에 올랐습니다.

지금껏 설악산이라곤 화암사쪽으로 올라가는 성인대 코스나

금강굴,토왕성폭포같은 짧고 비교적 쉬운 코스만 다녀와봤기에 상당히 걱정이 됐습니다.

대피소까지 딸린 국립공원 산은 가본 적이 없고 그중에서도 공룡능선은 악명(?)만 무수히 들었던지라...

물론 공룡능선을 직접 타는건 아니고 공룡능선 조망인 곳 까지만 다녀오는 코스지만,

1년 가까이 쉰 몸이 일몰때까지 시간에 맞춰서 갈 수 있는 페이스를 끌어낼지,몸에 큰 무리는 없을지...

긴장을 잔뜩하고 탔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는 그냥 계곡 트래킹코스에 가까웠고

시간이 조금 걸렸으나 단풍에 물든 계곡을 보며 중간중간 풍경에 취해 힘든줄도 몰랐습니다.

 비선대에서 양폭대피소까지 구간은 골짜기 틈이라 그런지 폰 데이터가 안 터지더군요.

심지어 양폭대피소에서도 4g 데이터가 안 터져서 양폭에서 물만 조금 사고 쉬는둥 마는둥 바로 무너미고개쪽으로 출발했습니다.

산악 대피소도 처음 가봤는데 처음엔 불이 다 꺼져있고 사람도 없어보여 운영을 안하나? 싶었는데

전기를 아끼느라 불을 꺼놓고 계시더라구요;;

양폭대피소를 기준으로 난이도 차이가 체감이 되었습니다.

비선대~양폭까지는 트래킹코스에 가까웠다면 양폭부터는 본격적으로 경사가 가팔라졌습니다.

그래도 그때부턴 골짜기에서 벗어나 폰 데이터가 터지는지라 쉬엄쉬엄 지인들과 카톡도 주고받으며 진행했습니다.

무너미고개 있는 삼거리에서 공룡능선 방면으로 진행하면 신선대라길래 그 방면으로 갔는데

사진으로 몇번 봤던 봉잡고 오르는 막판 스퍼트 구간(?)이 나왔습니다.

봉잡고 오르는게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히려 재밌더라구요.

그렇게 생각보다 무난히 신선대에 올라 공룡능선을 보았습니다.

와 대한민국 그 어떤 산의 암릉을 갖다놔도 설악산 공룡능선의 암릉미에 비할 바가 못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알맞게 단풍이 든 능선에 일몰 빛내림이 물드니 그 말이 정말 와닿네요.

소공원으로 원점회귀를 해야되는데 풍경에 취해 한참을 넋놓고 셔터만 누르다가 겨우 하산했습니다.

아무래도 소공원~신선대까지 절대적인 거리가 좀 길다보니 하산때 하체가 많이 털리긴 했지만

정말 오랜만에 만족할만한 사진도 찍고 시원하게 등산도 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