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야하는건 하루빨리 병원에 가셔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재발에 대응하는 약물치료를 빨리 시작하는거에요.

집에서 해야하는건 조현병에 대한 공부입니다. 입원했던 병원에서 아마 가족교육을 진행하고 있을거에요. 일단 그거라도 들으면서 공부 하셔야됩니다.

누나분은 정말 다행스럽게도 어느정도 병에대한 이해를 하고 계신거 같습니다. 그러니 치료도 일상으로의 복귀도 가능했던 겁니다. 이젠 가족이 치료환경을 만들어줄 차례입니다. 누나가 어떤 증상이 있는지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그리고 특히 재발경고신호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재발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일상과 사회활동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기능수행이 가능한지 냉정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공부하셔야 합니다.

환자와 가족이 그 병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환자분과 가족의 남은 생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병동 세팅이 어떤지 모르지만 일반적인 정신과병동을 생각해 봤을땐 간병인은 의미가 없지 싶습니다. 1인실이 있는거면.. 제법 시설이 좋은 곳인가...? 무튼 세팅이 좋은 곳이라면 병동 프로그램이 잘 돼 있을거에요.

증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입원을 한거기 때문에 대략 이삼주? 혹은 한달이상? 은 증상을 완화시키고 약 세팅도 해야해서 누나분이 많이 힘들어 하실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아마 전화나 면회도 못할수도 있는데 이 기간동안 가족들은 병원을 믿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세요. 그동안 가족들도 많이 힘들었잖아요. 지금 잠깐 쉬는 시간입니다. 충전 하셔야 해요.

이 병이 정말 고통스러운 병이고 완치라는것이 잘 안되는 병인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이 병을 가진채로 일상생활. 직장생활. 사회생활 잘 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기능이 살아있어야 하고(아마 누나분은 기능손상은 적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환자와 가족이 병에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가 아니라 제대로된 서적이나 병원. 혹은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사회복귀시설 등에서 제공하는 제대로 된 정신건강교육을 통해 조현병의 일반적인 증상과 재발. 약물치료와 재활치료에 대해 공부하셔야 합니다. 동시에 입원한 병원의 치료진(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을 통해 누나의 기질적인 특성과 증상. 재발경고신호 등에대해서도 알아보셔야 합니다. 

글로 적다보니 디게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는데 막상 교육 들어보면 의외로 그닥 어렵진 않을거에요. 다만 그 낯선 정보들을 나와 가족들이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죠.

무튼 너무 성급하게 무언갈 하려 하지 마시고. 부디 지치지 마시고. 서로서로 위로해가며 조금씩 조금씩 병에대해 알아보고 차근차근 대응해 보세요.

아..

망상에 대해서는 그 내용은 공감해 주지 마시고 그러한 증상으로 인해 누나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에 대해 즉 감정에 대해서는 공감해 주시는게 좋습니다.(예. 엄마가 누나를 해치려 한다는거에 대해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누나 말을 들어보니 누나 정말 많이 힘들었을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아.. 혹시 누나가 마치 심한 우울증 마냥 감정도 없고 활동도 없어 보인다면 조현병의 음성증상에 대해 알아보세요. 

보통 양성증상.음성증상이 같이 나타나는데 양성증상이 워낙 낯선거다 보니 발병 초반에는 양성증상만 눈에 보이는데 사실 음성증상의 정도에 따라 향후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달라질 수 있어요.

제가 알기로도 망상이나 부정적표현에는 대꾸를 안해주는게 나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정신병이 있으신분들은 일반상식적으로 이해하는걸 포기하고 학문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겪어보니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게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그나마 좀 이해가 되더군요. 사실 말이 이렇지 한사람이라도 정신병이 있으면 나머지 가족들은 정말 미치지요...고생이 많으시겠습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