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두의 캠핑 장비와 팁 모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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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첫 캠핑을 준비하시거나 또는 캠핑을 한두번 다녀와서 본격적인 지름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캠핑경험이 어느정도 있으시고, 장비도 갖춘 분들은 [뒤로가기] 누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뽐뿌에서 "지름을 멈추라"니, 감히 이런 발칙한 제목이 어딨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다들 첫 캠핑은 어떻게들 시작하시나요?

평균연령 36.2세.. 캠포의 대다수는 아이 한둘씩 있는 평범한 가장/남성이죠. 물론 안 그런 분들도 꽤 계십니다만.

미혼 시절부터 캠핑을 즐겨온 분이 아니라면, 아마도 본인의 의지보다는 "우리도 캠핑을 가보자"는 배우자의 압력이나 최근 1~2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해온 캠핑붐 추세에 따라 "안하면 왠지 안될 것 같은" 느낌에 캠핑을 시작하게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즉, 상당수가 자발적인 취미로서의 시작은 아니라는 뜻이죠.

저역시 원래 야외에서 자는 건 생각도 못하던 사람이었고, 아무런 언질도 없이 휴양림 데크를 예약해버린 와이프 덕분에 억지로(?) 캠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희리산 자연휴양림의 몽골데크. (지금은 철거되었죠 ㅠㅅㅜ) 완전 소등 상태의 새벽 2시에 달빛이 텐트를 은은히 비추어 들어오던 그 정경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처음엔 그야말로 최소한의 장비로 시작했습니다. 집에 원래 있던 낡은 보급형 오토텐트, 발포매트 두어장, 오래된 낡은 코펠, 맥주샀을때 받은 쿨러가방 정도가 전부였고, 그 흔한 버너 하나 없어 희리산 가는 길에 들른 충남 보령 이마트에서 산 부르스타와 아버지가 쓰시던 작은 가스랜턴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그 다음엔 전기가 되는 용인자연휴양림을 가게 되어 동네 이마트에서 구입한 작업등 하나, 그리고 전에 글에서도 적었다시피 우연히 이마트 빅텐 매장에서 발견한 콜맨이라고 하던 난생 처음보는 브랜드의 헥사타프 하나가 전부였어요. 물론 그 이후 휴양림을 다니면서 자잘한 것을 몇개 더 사긴 했습니다. 해먹이라던지..

그 다음엔 렉타가 있어야한다고 해서 휴양림에 걸맞는 크기의 보급형 렉타를 샀고 당시 유행하던 알루미늄 롤테이블도 샀습니다. 원래 낚시용 누울 수 있는 의자를 사려고 결제까지 했다가 이곳 캠포에서 많은 분들이 말리셔서 콜맨 디럭스릴렉스 체어를 큰 맘먹고 개당 7.9만 정가에 2개 샀었네요.

예전에 한번 비슷한 글을 써본 적이 있습니다만, "한번에 캠핑용품을 몰아서 사는 것"은 말리고 싶습니다. 그 생각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불용품이 되거나 바꿈신이 찾아오기 때문이겠지요. 위에 적은 초기의 캠핑용품 중 지금 제게 남아있는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해먹 외엔.

한참 전에 캠포에 문의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만 전 그 흔한 식기건조망조차 없었습니다. 그게 정말 필요한지 확신이 가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남들이 쓰길래 나름 생각하다가 세탁기에 넣는 대형 빨래망을 2천원에 사다가 식기건조망으로 쓴 적도 있습니다. 물론 젓가락이 튀어나온다는 와이프님의 불만 제기로 몇번 못쓰고 세탁용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엔 이곳 캠포에서 올린 질문글에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신 콜맨 행잉드라이넷(식기건조망) 사다가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캠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겆이통도 작년 하반기에나 처음으로 마련했던 것 같습니다. 캠핑장에서 설겆이통 들고 다니는게 개인적으론 그닥 나이스해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냥 큰 코펠에 설겆이감들 넣고 양손에 들고 다녔습니다. 물론 끝까지 안사고 버틴 것에는 원하는 제품을 영입할 때까진 필요없다는 고집도 있었지만요. 지금은 겨우 영입해서 하나 들고 다닙니다. 뭐 있으면 일단 편한 건 사실이니까요.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큰 불편없다.

이게 바로 캠핑용품 아닌가 싶습니다. 돔텐트 헥사타프 매트 버너 랜턴 테이블 의자 = 제가 생각하는 7가지 기본 용품입니다. 코펠이랑 침낭은 없으면 없는대로 집안의 그릇이랑 이불 가져다가 쓸수 있습니다. 그외엔 없어도 캠핑하는데 별 지장없습니다.
필요없는 짐이 많아지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지름신보다 바꿈신이 훨씬 질기고 악랄합니다.
최근 반년간 캠포를 휩쓴 대란의 주인공들.. 노스헥사, 콜맨 트레일헤드2, 씨에라루프백, K2 호건 등등.. 모두 기존 가격 대비 염가에 풀렸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글들은, 아직 첫캠을 안가본 사람이 위의 제품을 영입 후 한번 사용했거나 또는 포장만 뜯어보고 갖고 있다가 바로 새로운 제품으로 또 바꿈신이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캠핑스타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싸다고 무작정 질렀다가 결국 시간허비 신경쓰고 금전적 손실만 입는 겁니다. (싸게 샀지만 이미 가격대가 무너졌으므로 장터에선 더 싸게 내놔야 팔립니다.)

처음부터 한방에 가라??
저도 작년에 쓴 글에서 이 부분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아직 첫 캠도 안가신 분들이 남들말만 듣고 처음부터 한방에 가는거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취미에 대한 자기 확신이 있어야 마음편히 지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부터 한방에 가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첫캠도 안가본 사람들에게 바닥공사용으로 에어박스를 권하다니요;;;; 그게 될 말일까요 ㄷㄷㄷ 어쩌면 막상 해보니 발포매트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는건대..

첫캠은 물려받은 낡은 장비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려받은게 없다면 사용감 작렬하는 장터의 중고도 좋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바꿈신이 왔을 때에나 또는 캠핑에 대한 확신이 없을때 손해가 적을테니까요. 몇번 다녀보고 확신이 들때 자신의 스타일이 뭔지 알게될때 그때 하나씩 하나씩 기변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실 위의 모든 내용은 돈이 들어가는 취미라면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오토 캠핑은 많은 용품이 필요한 살림살이 장만인만큼 가장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지름과 바꿈의 연속이 동반되기 마련이라 더욱 주의해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적어봤습니다.

어린 아이키운지 한참된 부모에게 육아를 물어보면 예상외의 헛답이 나오기 쉽습니다. 힘든 기억은 다 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이제 겨우 캠핑 3년차인 — 아직 초보티를 못벗은 제가 첫 캠을 막 시작한 또는 시작하려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기 더 적합하다는 생각에 적었습니다.

간만에 글 길게 적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