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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타프 밑에 걸 고광량의 충전식 LED 랜턴, 가스랜턴 등만 신경쓰시는데요.. 헤드랜턴에 대한 질문이나 거론은 찾기가 힘들더군요.

단언컨대, 헤드랜턴은 매우 중요한 필수품입니다.
밤에 고기를 구울 때에도 제법 유용하게 쓰이지만 사실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이고요.

사설 오토캠핑장은 대부분 야간에도 최소한의 조명이 늘 있기 때문에 야간 통행시에도 그 소중함을 모르기 십상이지만...
휴양림 등 야간에 전면 소등하는 캠핑장이나 그외 조명이 부족한 여타의 상황에서는 헤드랜턴은 나름 큰 역할을 하고, 유사시엔 기본적인 안전을 위한 필수품입니다.

캠포에선 전 늘,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사실 동의하시는 분은 거의 없습니닼ㅋㅋㅋㅋ)

특히 야간 취침 중에 강풍이나 폭우 등으로 다소 심각한 사태가 생겼을 때,
머리맡이나 주변에 헤드랜턴이 있으냐 없느냐가 신속한 초기 대응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이건 한번 당해봐야.. 그 소중함을 절감합니다..

제가 쌩초보 시절에, 물론 지금도 초보티 벗은지 얼마 안되었지만... 치악산 구룡오토캠핑장에서 밤에 엄청난 폭우가 왔습니다.

그땐 참 무식했던게(?) 비가 와도 무조건 캠핑갔습니다. 어차피 첫 캠핑 때 너무 큰 폭우를 경험해봐서.. ( https://m.ppomppu.co.kr/new/bbs_vie...
캠핑 때 비가 오는건 당연하게 생각하고 비가 오건말건 개의치않고 무조건 예약하고 다녔습니다. 우비가 당연히 필수였지요.

하여간 그날 저는 작은 콜맨 헥사 xp/s 타프를 쳐놓고 그 아래에 방수도 잘 안되는 허접한 저질 돔텐트를 쳐놓고 안에서 자고 있었고요.
저는 그전엔 휴양림만 다녔지, 오토캠핑장은 그당시 구룡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연히 바닥은 온통 진흙밭이었지요. 휴양림은 데크라도 있지... ㅎㅎㅎㅎ 같이 간 일행 덕분에 배수로는 일단 잘 파놓은 상태였어요.

오밤중에 자고 있는데 갑자기 엄청난 소리가 쾅하고 들렸습니다... 텐트가 콰광!!!! 하고 흔들리고요!!!

얼마나 큰 소리와 진동이 왔는지... 당연히 화들짝 놀라 깼지요.
와이프는 무의식중에 옆에 자는 아이를 껴안고... 나중에 말하길 "산사태가 난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ㅠㅜ

잠시 후 놀란 가슴을 추스리고, 놀란 와이프를 진정시킨 다음에 혼자 우비를 입고 나가는데.. 텐트 문을 열자 마자??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타프 아래에 텐트를 쳤음에도 불구하고..

타프가 눈앞에 없었습니다. -0-;;; 타프가 통채로 돌풍에 날아갔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텐트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폭우가...;;;;

지금은 웃지만 그땐 진짜 심각했습니다. 게다가 그 텐트는 플라이도 없는 방수가 제대로 안되는 텐트였거든요.

그리고 새벽인만큼 아주 어두웠고 (구룡 오토캠핑장은 밤중에는 화장실 주변 외엔 모든 전등 다 꺼버립니다.)
비도 많이 오고 있었기 때문에... 눈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방법이 없었지요.

정말 난감하더군요. 무엇보다 내 타프는 어디로 갔을까....;;;;; 눈앞에 타프가 있어야하는데.. 사서 몇번 쓰지도 않았는데 ㅠㅜ

앞은 보이지도 않고. 칠흑같이 어두운데 랜턴은 없다...

그때 마침 텐트 옆의 테이블 위에 비를 맞고 있는 지인의 헤드랜턴이 어슴프레 눈에 띄더군요. 같이 놀다가 이걸 두고간 모양이었어요!!!

* 찬조출연 : 콜맨 CHT-10 헤드랜턴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그 헤드랜턴을 바로 머리에 차고 버튼을 눌렀을때... 그때의 감동이란.. 바로 아래의 그림과 같았지요...

네!! 마침 그때가 딱 새벽 2시 정도 되었을겁니다... 그냥 2AM으로 봐주세요.. 마침 그림이 딱 맞네요!!!!!!!!

전... 비로소 어둠속에서 광명을 얻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요리조리 헤드랜턴 불빛을 헤드뱅잉하며~~~제 타프를 열심히 찾았습니다. 이제야 어둠속에서 사물들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ㅠㅜ

잠시후 찾아낸 제 타프는... 메인폴대와 함께 "통채로" 제 돔텐트 뒤로 날아가 있었습니다. 순간적인 돌풍에 메인폴의 팩이 빠지면서, 폴대와 스킨이 다 함께 제 텐트 뒤까지 날아간 거였습니다. 그래서 넘어지는 메인폴이 텐트를 강타하면서 텐트에 큰 소리가 났던거죠.

메인폴을 잡고 다시 텐트 위를 거쳐.. 텐트 앞으로 통채로 당기니 함께 넘어갔던 타프스킨이 함께 딸려오더군요. 다행히 나머지 팩들은 땅에 여전히 박혀있었기 때문에... 넘어간 메인폴을 앞으로 당겨 제 자리에 세워주니 모든 스킨+폴대+스트링이 한번에 자동으로 제자리를 잡더군요. (살았어요 ㅠㅜ)

땅이 진흙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물러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휴양림 흙땅에서 폭우는 이미 많이 경험한 터라, 토질이 연해져서 팩이 또 쉽게 뽑혀버릴거라는 직감이 오더군요. 그래서 문제의 메인폴 스트링은 바로 나무에 매버렸습니다. 강풍이 또 불어서 설령 스트링이 끊어지거나 스킨이 찢어지는 한이 있지 않는한 다시 타프가 날아갈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겨우 겨우 사태를 수습하고... 다시 겨우 잠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그때 어둠속에서 그 헤드랜턴이 없었다면?? 저는 아마 폭우 + 어둠속에서 손으로 뭔가를 더듬어 찾아내고... 그러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격으로 힘겹게 힘겹게 겨우 사태를 수습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물론 일행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겠죠.. (일행 텐트는 좀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당연히 몰랐고,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다들 쿨쿨 자고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참 아찔하고도 재미있는 추억입니다. 하여튼 그래서 헤드랜턴은 유사시에 참 소중한 겁니다.

지금도 캠핑가면 늘 잠바 주머니엔 헤드랜턴이 들어있습니다. 화장실 갈때엔 늘 머리에 차고 가고요. 잘 때엔 이너텐트 머리맡에 두고 잡니다.

이야기가 길었네요. 헤드랜턴의 가장 큰 단점은.. 밴드에 눌려서 헤어스타일이 보기 싫어진다는 점이죠. 여자분들이 헤드랜턴 쓰기 가장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제, 헤드랜턴의 올바른 착용법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마련한 시청각 교재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혐짤 죄송합니다.~~ 사진 교체 완료 ㅎㅎㅎㅎ

하여간 충분히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후드를 쓰고 그 위에 헤드랜턴을 쓰세요!! -- 이 말 한마디 하려고 글을 이렇게 길게 쓰다니.. ㅠㅜ

~~혐짤은 좀 있다 펑합니다...~~ 사진 교체 완료~~

그럼 굿밤되십시오!

* http://blog.naver.com/mulmandu-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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